남해 독일마을에서 반짝반짝 – 경남 남해(2)

남해로 출발!

“남해”란 어떤 곳인가?

여태까지는 남해에 놀러간다고 하면, 우리나라 3면을 에워싼 바다- 동해, 서해, 남해- 중 하나인 남해를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거제 통영 여수 등을 다 총칭하는 남쪽 바다지역 말이다. 하지만 이번여행을 통해서야 비로소 명확히 알게 된 것이 있으니, 경상남도 남해군이 엄연히 따로 존재한다는 것. 나는 남해의 남해를 다녀왔다.

남해 독일마을!에 앞서 먼저 찾았던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원예예술촌.

꽃으로 가득한 원예예술촌꽃으로 가득한 원예예술촌

 

남해의 따사로운 기후를 십분 활용하여 꾸며진 아름다운 원예 공원이다. 5월 말이라는 천혜의 시기와 잘 맞아떨어져 형형색색의 꽃밭을 누빌 수 있었다.

그리고 찾은 남해 독일마을. 독일마을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조성된 마을이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빨간지붕의 남해 독일마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빨간지붕의 남해 독일마을

남해파독전시관도 둘러보았다. 솔직히 시원한 독일맥주 한 잔이 우리의 목적 전부였지만, ‘파독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30년을 독일에서 살았지만 한국이 그리웠다.’는 문구. 그 시절 독일과 한국간 맺어진 인력 파견 협정문과 근로계약서. 간호사로 근무당시 구입했던 의료도구 등 많은 자료들을 모아서 전시해두었다.

독일로 파견된 누님에게 올리는 한 일병의 편지도 있었는데, 그리움의 애달픈 마음이 한 자 한 자에 꾹꾹 눌러담겨있었다.

베를린 교환학생 시절 현지에서 사귀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혼혈 친구들이 몇 있었다.

그 친구들은 이미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이미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거나 어학연수로 꽤 오랜 시간을 한국에서 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조금 친해진 후 알게 된 것인데, 독일에서 성장하면서 조금 다른 외모에 대한 놀림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인식하냐는 물음에는, (나름의 고민을 했던 티가 역력했지만) 당연히 나고 자란 독일인이라고 인식한다고 대답했다.)

우리 사회는 ‘단일민족’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문화’라는 개념과, 그에 해당하는 이들에 대한 별도의 배려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의미하는 바다. 사실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도 조금이라도 ‘사회 통념’이란 것에서 벗어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민족이 다르면 오죽할까. 사실 나 역시 머리가 큰 후 내발로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  민족, 문화 ‘다양성’과 관련한 피부에 와닿는 경험이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행은 사람의 지평을 넓히는 좋은 기회다. 내가 스스로를 ‘여행자’로 정의하고자 하는 큰 이유는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나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도끼로 머리를 얻어맞는 정도의 관점의 변화를 겪기도 했다. 머리 속에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차차 글과 그림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우리 사회가 ‘다름’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국적, 빈부, 성별, 나이, 지역, 외모 등. 범위가 너무나도 큰 일이지만 그를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사실 그런 마음을 품고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실천하는 것도 이미 기여하고 있는 일이다. 이 블로그를 정리하는 것도 그를 위한 하나의 점찍기라고 생각한다.

목적 달성!
목적 달성!

독일 교환학생 시절 쥐톨만큼 배운 독어 실력인데, 내가 가장 자주 구사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여행중에 독일인을 만날 때마다 저 말을 한다. 그리고 여행하다보면 독일인을 참 많이 만난다.)

 kein Bier vor vier. (No beer before 4pm.)

이 날은 아마 이 룰을 어겼었던 걸로 기억한다. ㅋㅋ

 

스케블러의 남해여행 시리즈

‘이안 무어’씨도 부추겨주는, 남해의 유혹 – 경남 남해(1)

남해 독일마을에서 반짝반짝 – 경남 남해(2)

남해의 에어비앤비, 임촌마을 – 경남 남해(3)

금산 보리암에서의 배앓이 – 경남 남해(4)

다랭이마을, 감동의 ‘아이들’ – 경남 남해(5.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