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파라다이스 호스텔 – 쿠바(2)

기나긴 비행 끝에 아바나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이었다. 택시를 타고 밤길을 가로질러 아바나 올드타운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쿠바여행의 시작과 끝이 되어준 파라다이스 호스텔 마당.
쿠바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파라다이스 호스텔. 저녁과 사뭇 다른 고요한 아침.

혼자 여행을 떠나면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 이용을 즐겨하는 편이다. 세계 곳곳의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배낭여행의 맛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운이 좋다면 마음 맞는 여행메이트도 구할 수도 있고, 생생한 여행 꿀팁까지 얻을 수 있다. 

처음 여행자로서의 정체성에 눈을 떴을때, 게스트하우스만의 그 자유로움에 취해 한때 게스트하우스 오너를 꿈꾸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엔 워낙 숙박 시설이 많아지기도 하였고 (공간이 있다면) airbnb를 운영하는 방법도 생겼으므로 그 마음이 조금 사그라들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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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꺾어 돌려가며  세 번의 실패 끝에 힘겹게 담아낸 파노라마 사진

쿠바는 여행지 특성상 민박 형태가 많다. 물론 유명한 사람들이 묵은 사실로 유명한 호텔도 여럿 있지만, 배낭여행객의 옵션 중 호텔은 없었으므로, 재미난 여행친구를 만날 기대로 또 호스텔을 예약했더랬다.  

파라다이스 호스텔의 아주머니는 참 친절하셨다. 우리의 주된 대화 내용은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주문이었으므로, 3개월 배운 스페인어의 도움 없이도 영어 단어, 손짓발짓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었다. 시차 적응이 덜 되어 새벽부터 깨어나 멀뚱히 건물을 구경중인 내게 날씨가 춥다고 처음으로 말을 건네주셨다. 오랜만에 찾아본 사진 속에서 다시 만나는 저 미소가 참 반갑다.  

아침식사를 마련해주신 호스텔 아주머니. 의사소통은 손짓 90프로 스페인어 10프로
아침식사를 마련해주신 호스텔 아주머니. 의사소통은 손짓 반, 스페인어 반

사흘간 아바나에 묵으며 내가 할 일은 함께 다른 도시 여행을 할 친구를 찾는 일이었다.  파라다이스 호스텔은 8일간의 쿠바여행을 시작하는 포인트로, 그 목적을 달성하기에 매우 적절한 곳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쿠바여행의 시작과 끝을 이 호스텔에서 하는 배낭여행객들이 꽤 많았다.) 다른 여행객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지구상에서 시간이 가장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은 아바나에서 굳이 새벽같이 일찍 일어나는 건 나처럼 시차적응 못한 여행자밖에 없는 것 같았다.

기대되는 다른 여행자들과의 만남은 살짝 미루기로 하고, 아바나의 면면을 살펴보러 길을 나섰다.  

숙박이 가능한 집은 파란 닻 모양의 표시를 달아둔다.
호스텔 입구, 아바나의 명물 올드 카. 숙박이 가능한 집은 파란 닻 모양의 표시를 달아둔다.

2월의 쿠바는 생각보다 추웠다. 사실 나는 한여름을 기대하고 짧은 옷들로 짐의 대부분을 채웠다. 나는 인천공항에서 입었던 후드티와 긴바지, 혹시몰라 챙겼던 긴 스타킹에 신세를 참 많이 졌더랬다. 우리나라랑 계절이 달라 참 다행이었다. 

쿠바에 오긴 왔구나 내가.
쿠바에 오긴 왔구나 내가.

말레꼰 방파제 끄트머리에 사람이 많이 모여있었다. 종교 부흥회 쯤 되는 느낌이었다. (사실은 무슨 모임이었는지 전혀 모른다. )

방파제 끝 광장에 모인 사람들. 저 멀리 보이는 모로성.
방파제 끝 광장에 모인 사람들. 저 멀리 보이는 모로성.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쿠바여행의 첫 스케치를 마쳤다. ‘모로’는 바다에서 잘 보이는 큰 바위 쯤을 뜻하는 말이란다.  이제 막 시작하는 나의 쿠바여행도 안전하고 재미있길 기원하면서 수 세기동안 아바나를 지켜온 모로성(모로요새) 그림을 마쳤다. 

아바나 말레꼰에서 본 모로성
아바나 말레꼰 건너로 보이는 모로성(모로 요새)
  • 마지막 사진의 쿠바 하늘은 정말 멋지네요!
    백팩커가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네요 ㅎㅎ 할머니 인상도 좋으시구요 ㅎㅎ

    예전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쿠바의 올드카 특집을 본 적이 있었는데,
    길거리에 올드카들이 꽉꽉 들어차 있더라구요 ㅎㅎ

    스케블러님이 올려주신 시진을 이렇게 보고있으니
    쿠바가 참 매력적인 도시로 다가오네요 ㅎ

    • 네 쿠바는 정말 매력이 넘치는 도시가 맞아요! 점점 더 쿠바로 가는 길이 넓고, 쉬워질 듯 하니 언젠가 한 번 기회되면 방문해보기실 추천합니다 ^^ 올드카도, 정겨운 가정집도 체험해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