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레일을 타고~ Perurail

해를 넘기기 전에 색칠하고 완성한 페루레일 그림!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굽이굽이 산골짜기를 지나야 했는데, 높은 산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천장까지 나있던 창문이 페루레일의 특색이라 할 수 있겠다. 페루 아저씨들이 친절한 미소로 서빙해준 커피와 당근케잌, (처음엔 매우 놀랐지만 페루에서는 흔하디 흔한) 보라색 자이언트 옥수수밭이 기억에 남는다. 

팜 주메이라 @두바이

난생 처음 방문해본 중동지역! 출장 겸 친구도 만날 겸 방문한 두바이에서 그 유명한 인공섬 지역도 놀러가봤다. 팜 주메이라~

아무 것도 없는 사막에 마천루와 인공섬을 세우고 사람들 불러들여 ‘만들어진’ 시장. 친구는 두바이는 언제나 공사중이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바뀐다고 했다. 그리고 쇼핑몰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아랍 사람들은 없다고 말해주었다.  우버 택시 기사 말로는 두바이 우버 기사의 95%는 파키스탄인, 5%는 인도인으로 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일하러 많이 오는 곳인듯했다.

다음엔 도시 지역 말고 사막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지역을 방문해보고싶다. 

 

답다는 것. @San Francisco

지난달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요즘은 핫한 Bay Area라고들 많이 하지만 )를 방문했다.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를 보고 느꼈던 샌프란시스코의 동화같은 느낌이 늘 궁금했다. (물론 빅 히어로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도쿄를 절묘하게 섞어 묘사했기에 순수하게 샌프란시스코만의 느낌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기법 자체에서 오는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동화의 느낌이 가장 강했던 장면은 비탈을 굽이 내려오는 롬바드가였다.  그런데 실제로 차로 내려와본 그 길은, 북적이는 관광객들과 (그로 인해서인지 그냥 계절탓인것인지) 시들어 고개를 숙인 수국 때문에 크게 감동적이지 않았다. 사실 내게 더 와닿았던 풍경은 바로 그 거리에서 한 블럭 걸어 내려오다 발견한 장면이었다. 언덕이 높게 (실제로 생각하는것보다 도로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솟아 있는 와중에 도로가 쭉 뻗어있는, 너무나도 샌프란시스코다운 풍경이었다. 끝없이 줄지어있는 건물들 만큼이나 빽빽하게 줄지어 있는 자동차들도 너무나 미국스러웠고, 그만큼 또 같이 늘어져있는 전깃줄도 일년 내내 따뜻한 날씨를 즐기는 그 팔자가 좋아보였다. 

10월 한 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음 사실 올해 내내 많은 일이 있었지. 그리고 앞으론 더 많겠지 ㅋㅋ) 그런데 그 많은 일들을 잘 소화하면서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조금 더 재밌고 진취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스스로를 던진 후에 찾아오는 여러가지 감정들 사이에서 자주 롤러코스터를 탄다.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이상에 가까워지겠노라 발버둥치는 불행을 반복하도록 만들어져있는 걸까.

괜한 상념이 많이 드는 밤이다. 이럴 때 나는 그림을 찾는다. (그리면 가장 좋을텐데, 여독 탓에 새로 그릴 에너지는 없군 ㅎㅎ)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활동이며, 가장 나다울 수 있는 행위. 그래서 괜히 그림을 꺼냈다. 그리고 내가 발견했던, 내 눈에 가장 샌프란시스코스러웠던 풍경을 다시 한번 떠올려봤다. 

iloveskevel! 블로그를 만들어 두고 너무 게을리 관리했다.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그나마 그림은 꾸준히 그려서 다행이다. 휴 그거 하나라도 평생 꾸준히 하자. 다 블로그로 옮기진 못할 듯싶으니 ㅋㅋㅋㅋㅋㅋ) 

스스로의 모자람 부족함을 늘 반성하고 정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나, 너무 무겁게 다가올 땐 그래도 이렇게 스스로 칭찬할 거리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림을 많이 그리자 . 그리고 감상하고 색칠할 때 행복하니까 🙂

대체 답다, 스럽다는 게 무엇인지 가끔씩은 짜증이 나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것 또한 그 ‘답다’는 것 속에 일부라고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해진다. 토닥토닥 

 

Birthday celebration @ Machu Picchu

– Color pencil

  • The moment when the morning sunshine unveiled the wonder of Machu Picchu.

– Skevel from the Waynapicchu mountain, special birthday celebration 20171004

단군님 세종님 달님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덕에 역대 최장 연휴를 자랑했던 이번 추석연휴. 1월에 미리 사뒀던 페루행 여행티켓은, 때로 지치고 힘들 때마다 나를 북돋아준 에너지 드링크였다. 

티케팅 후 학부시절 한국생활을 도와준 인연이 있는 페루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한국에서의 학위과정을 마치고 리마에 살고 있다며 자기집으로 초대를 해주었다. 먼여행길을 본인이 몇번이나 직접 겪어봤기 때문인지, 우리의 컨디션을 걱정해주며 직접 공항으로 마중까지 나와주었다. 고맙고 소중한 인연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커플이었는데 페루에서는 귀여운 아들내미까지 셋이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육아의 고충에는 국경이나 인종이 없기 때문에 친구 눈가에 다크서클이 한가득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애기를 바라보는 친구의 눈웃음이 더 깊어 보였고, 훈훈했고, 또 부러웠다:)

페루 여정을 함께한 동무는 대학시절 만난 친구.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MBTI 검사를 함께 했었는데 성격이 정말 나와 딴판으로 나왔다. (예상은 했다) 하지만 서로가 너무 다름을 알고 있는데다 함께한 시간이 쌓였기에 정말로 편한 사이가 된 것 같다. (그 친구도 같은 생각이길) 길고 짧은 여행을 함께한 경험이 벌써 몇 번째나 되는 듯하다. 

친구가 앙큼하게도 마추픽추 등반 날 새벽에 가방에 몰래 챙겨온 미역국 컵밥으로 내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그덕에 든든하게 등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마웠고 따뜻했다. 

하이라이트는 언제나 9회말 2아웃 시점에 찾아오는 걸까. 마지막 순간에 충만한 마음으로 페루와 작별인사를 고하려는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예고 없던 페루 국내선 결항으로 순간 패닉. 친구는 출근을 해야하고, 나도 곧장 미국 출장길에 올라야했는데 손쓸 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국제선 연결편 티켓을 그냥 날려버리게 되었다. 

하하하 남미 여행에서 이런 경험이 너무 없다 싶었지. 사실 마추픽추 뒷산인 와이나픽추에 올라 구름이 걷히던 그 순간보다, 비행기 결항으로 뒤죽박죽이 된 그 때의 경험을 두고두고 더 곱씹게 될 것 같다. 

덕분에 못 들를 줄 알았던 내사랑 뉴욕씨티도 잠시 들러서 뉴저지 언니들, 사촌동생, 고등학교 동창, 또 우연히 만난 친구까지. 

계획은 틀어질 수 있다. 언제든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또 재미난 일들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것임을 배웠다. 그 어떤 돌발변수에도 열린 마음으로 임하면 새로운 재미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

돌발변수도 사랑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도 여행처럼. 

제주,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

3월 3일 ~ 5일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추위를 지독히 타는 나에게 3월 초의 제주도 여행은 가장 빨리 봄소식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애초에 짜두었던 계획에 변경이 생겼지만, 새로운 재미 요소를 덧붙여서 원래보다 더 재밌고 추억 가득한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또 한번 느꼈다. 일상에서도 여행자 특유의 열린 마음을 발휘하고 살자고. 


이틑날 아침 일찍 해변 산책을 나섰다. 모래사장에 첫 발을 내딛을 때만 해도 캄캄했는데, 하늘이 서서히 어둠을 거두어 갔다. 수평선 위로 비양도의 자태가 점점 더 선명해졌다. 


두 발 아래를 가득 채운 까만 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살아 움직이는 고동들이었다. 생명력 넘치는 바다의 기운에 감탄하고 있던 찰나, 비양도의 모습에서 졸음 가득한 아기코끼리의 기지개가 보였다.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오마쥬랄까 🙂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협재 해변 아침산책 🙂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눈 내리는 겨울날, 전주 경기전 돌담길

20120104. 5AM 전주 경기전 돌담길. 전동성당 새벽미사 가는 길. 눈이 소복소복

펑펑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 송이 하얀 꽃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새하얗게 내리는 눈 덕에 어릴 적 즐겨 불렀던 동요가 생각났다. 5년 전, 1박 2일로 떠났던 전주여행길에서, 할매는 겁도없이 눈길을 헤치고 새벽길에 나섰었었나보다. 전동성당 새벽미사 가는 길이라고 써놓긴 했는데, 진짜 미사를 드렸었는지는 기억이 없… (그래도 새벽에 성당도 가고 그랬네 오올 ㅋㅋ) 

새하얀 옷을 입은 돌담길을 따라 걷다, 더 부지런한 그 누군가가 남겨둔 발자국이 인상 깊었다. 스케치북을 찬찬히 다시 보다보니, 가로등 밑에서 오들오들 떨며 그림을 그렸던 기억은 난다. 

모나미 똥볼펜으로 그린 듯 한데, 눈 흩날리는 효과가 얻어걸렸네. 

5년 후의 서울에서도 똑같은 추위를 느끼고 있다. 손끝이 너무 시리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 1박 2일 강화도 특집 (2012년)

친구에게 일상의 기록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일 수 있는지를, 나의 손때묻은 스케치북들을 교재삼아 직접 보여주던 중이었다.

맞아, 너 엄청 다양하게 그렸었잖아. 근데 요즘은 주로 풍경을 많이 그리더라?

그러고보니 ‘스케블링’이라고 이름 붙인 후로,  여행지의 풍경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함은 깊어지나 오히려 틀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오랜 벗의 그 한 마디가 참 고마웠다.

벗과 함께한 1박 2일의 강화도 여행을, 라이브로 그때 그때 스케치북을 채워가며 완성했던 그림이다. 딱 5년 전의 여행이었다. 

절친과 함께한 1박2일 강화도여행 (2012)

내가 여기 저기를 쏘다니며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건, 큰 계기가 있었서라기보단 마음이 동해서 행동이 따라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고있자니, 기억력이 그닥 좋지 못할 ‘미래의 나’를 위해 ‘과거의 나’가 발휘한 선견지명이 아니었을까 싶다. 

KTX산천을 처음 탄 소감, 강화로 가는 광역버스를 탔던 경험, 충남서산집, 가는 길에 만난 아주머니, 밥도둑이라고 연신 감탄을 내뱉으며 먹었던 음식들, 해품달 드라마를 보며 꺅꺅거렸던(심지어 무슨 장면이었는지도 기억남ㅋㅋ) 달밤, 버스 창밖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고인돌… 

그림 덕에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여행을 떠나서야만 그림을 그리는 나의 요상한 심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답은 쉽게 나왔다. 일상을 구성하는 그 무수한 소중한 것들을 가만히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있는 것과 여유가 있는 것은 다르다.) 늘 좋고,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게 여행인데, 그러다보니 일상의 가치를 너무 폄하하지는 않았었나 반성이 되기도 했다. 

지난 가을, 또 하나의 너무나도 즐거웠던 여행을 마치며 다짐했다.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살자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겨버릴 수 있는 여행자 특유의 여유를 일상에서도 발휘하며 살자고. 결심을 다짐해도 자꾸만 잊는 게 인간의 매력인지라, 늘 지키진 못하지만 얼추 예전보단 많이 나아진 것 같다. 

 

Thank you, Judith! – 미국 뉴욕 클로이스터 뮤지엄

* 2016년 9월 뉴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분명히 검색해보았었다.
무슨 버스가 요금이 6불이 넘으면서 동전밖에 안 받니 ㅠ ㅠ 너무해!

미국 여행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클로이스터 뮤지엄으로 곧장 갈 수 있는 급행 버스에 오르자마자 찾아왔다. 기사아저씨는 동전만 받는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버스를 출발시켜버리셨다. (그러고보면 내리라고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야 ㅋㅋ) 내 손에는 한국에서 환전해온 티가 팍팍나는 빳빳한 새 지폐와, 급행 버스에서는 쓸 수 없는 일반 교통카드만이 민망하게 들려있을 뿐이었다.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내게, 뉴요커들은 친절을 베풀어주셨다. 자신들의 교통카드 자투리 금액 및 가지고 있는 동전이란 동전은 다 털어서 내 버스비를 만들어주신 것! 여행자로써 만난 정말 큰 행운이었다. (뉴요커들 이기적이고 *가지 없다구 누가 그랬어!! 아, 물론 나는 친절을 베풀어주신 분들께 내가 가지고 있던 1불짜리 지폐를 대신 드렸다.)

하지만 더 큰 행운은 바로 내 버스 옆자리의 Judith를 만난 것이었다. Judith는 미술사를 전공한 후 클로이스터 뮤지엄 근처 동네에서 금세공업자로 일하는 분이었다. 그녀는 친절이 넘치게도 뮤지엄으로 가는 길 입구까지 나와 동행해주었고, 뮤지엄의 설립 배경과 흥미진진한 뒷이야기까지 청해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정말 행운아야 !! >0<

Judith와의 따뜻한 추억 한 컷.

그리고 Judith 덕에 헤메지 않고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었던 클로이스터 뮤지엄에서의 스케블링 🙂 뉴욕에서 꼭 하고싶었던 것 중 하나였기 때문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감사하다 🙂

중세풍 클로이스터 정원

(사실 이날 시간이 정말 촉박했으므로 현장에서는 대강의 구도와 스케치만 슥샥! 했고, 본격 펜 작업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완성했다. 타임킬링용으로 이만한 취미가 없단 걸 다시금 깨달았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밑그림을 많이 그려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