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블링, 어떻게 그릴까 (2) “선”으로 그리기

여행 중 그리는 그림의 종류별 빈도를 대략 산해보면,  주로 풍경화 >>>> 가끔 인물화 >> 그보다 더 가끔 감상화 정도로 정리가 된다.

부담갖지 말고 즐겁게 그리세요~ 라고 ‘잘’ 그릴 필요 없음! 글에다 썼지만 어떻게?가 문제다.

인상깊은 외곽선만 따내도 훌륭한 스케블링이 된다.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 위에서 그린 그림이다.

20110817_turkey_istanbul

이스탄불처럼 도시의 실루엣이 선 하나(보단 많지만..^^)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개의 선이 필요하다.

 

독일은 여행을 다녔던 나라 중 ‘직선’의 느낌이 강한 곳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베를린의 중앙역(Hauptbahnhof) 을 담아낸 그림이다.

20110524_Berlin_Hauptbahnhof

사실 살펴보면 그렇게 직선만으로 그린 건 아닌데, 그 공간은 어째 ‘직선이 지배하는 공간’의 느낌이었다.

이 그림 또한 역 풍경을 있는 그대로 옮긴 건 아니다. 지붕,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플랫폼.. 역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인상 깊은 부분들만 떼어서 마음대로 스케치북에 옮겨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옮긴 것보다 더 ‘베를린 중앙역’ 스럽다.

 

결국 모든 그림은 선들의 집합인 셈인데, 복잡한 풍경이나 사물을 평면에 담아내려면 형태의 단순화가 필요하다.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그린 습작. 지하철 안의 자전거 픽토그램에서 영감을 받아 그렸던 습작이다. 뺄 건 과감하게 빼버리고 큰 줄기를 이루는 형태만 담아내도 전달은 잘 된다.

20110425_Sbahn_bike

 

독일 베를린 중앙역 Berlin Hauptbahnhof

20110524_Berlin_Hauptbahnhof

2011. 5. 24 @독일 베를린 중앙역

(Berlin Hauptbahnhof, Germany)

재료 : 스케치북, 스테들러플러스펜

소요시간 : ~7분

 

독일 대도시의 규모가 좀 되는 기차역들은 느낌이 비슷했다. 독일철도청(DB, DeutschBahn)의 브랜딩 전략이겠거니 싶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기차역만큼 ‘현대의 독일스러운’ 공간이 또 있을까 한다.

포스팅을 위해 그림을 선정하다 궁금해져서 검색해보니, ‘Bombardier’는 독일어가 아니었다. 철도, 교통, 항공 분야 장비 회사 이름이라고 한다. 심지어 본사는 캐나다.

Willkommen in Berlin = 독어로 ‘웰컴 투 베를린’

이 그림 뒤에는 이런 메모를 남겨두었다.

어지럽다. 가만보면 세상 모든 철골을 한 데 모아놓은 듯 얽히고 설켜있는데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는 차가움을 더한다. 차갑고 딱딱함. 그리고 거기서 오는 정교함. 너무 다르다.

독일이라는 나라의 이미지 +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이미지가 차가움 + 차가움이라 처음엔 따스함이라고는 느낄 수가 없었는데, 그것은 베를린의 매력을 모를 때의 얘기 🙂

 

 

터키 이스탄불 Istanbul, Turkey

 

20110817_turkey_istanbul

2011. 8. 17 @이스탄불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 유람선

(Bosphorus Boat Tour, Istanbul, Turkey)

재료 : 스케치북, 스테들러 플러스펜

소요시간 : ~2분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 위에서 그린 그림이다. 일몰 시간이었다. 빼곡히 들어선 사원, 건물들이 만드는 실루엣 너머로 해가 강렬한 작별인사를 하는 중이었다. 얼른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서 보이는 대로 휘리릭 실루엣을 따냈다.

사실 그림만 봐서는 이게 해가 뜨는 풍경인지, 해가 지는 풍경인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그림을 보면 그 강렬했던 석양을 떠올릴 수 있다 🙂

실루엣을 딴 그림 중 가장 ‘인상’을 잘 캐치해낸 그림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