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에어비앤비, 임촌마을 – 경남 남해(3)

남해+에어비앤비=남해어비앤비? 임촌마을!

급 결정된 남해 일정에 앞서, 그래도 숙박은 미리 예약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 숙소 검색에 돌입했다. 훌쩍 떠나는 배낭여행 느낌으로, 고급 숙소가 아닌 민박이면 충분할 것이라 합의를 보았다.

레이서P(환상적인 운전 실력으로 여행 내내 수고해주셔서 나머지 두 장롱면허자(무려 1종보통 장롱면허)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가 느낌있는 민박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 이름은 바로 ‘임촌마을 206호’

어린왕자 소행성B612호처럼 뭔가 집주인이 부여한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전화로 예약을 시도해본 P.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시는 할아버지께서 받았다.

P : 안녕하세요, 저희 3명 묵을 건데 방이 얼마죠?

할아버지 : 어? 온다꼬? 음…. 얼마 줄라꼬? 일단 와바라. 와서 보고 내라~

읭? ㅋㅋㅋㅋ

P가 ‘임촌마을 206호’를 찾았다던 숙박정보 페이지에 접속해보았다. 남해펜션넷이라는 사이트였다.

아니 이것은!!

nhp
남해펜션넷 > ‘임촌마을’ 검색결과 (개인적으로 직접 모델로 나선 저 할머니 분, 정말 멋지시다 🙂

남는 공간이 있는 방이 있는 집은 죄다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었다. 잉여 공간의 활용을 통한 가치 창출이라며 전세계 여행숙박업계에 파란을 몰고온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던가! 대한민국 조그만 마을이 이렇게 잘 실천하고 있다니. 아마도 지자체에서 추진한 것이 아닐까 멋대로 추측해 보았다. 어찌됐든 정말 좋은 지역 경제 활성화 모델이 아닌가! (지금 홈페이지를 보니 그냥 이 업체가 추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임촌마을
해가 뉘엿뉘엿하는 임촌마을 골목

결국 우리는 그냥 걸어 다니며 직접 살펴볼 요량으로 미리 예약을 하진 않았다. 실제로 마을이라고 해도 몇 블럭 사이에 집이 다 모여있어 물어물어 구할만 했다. 이미 한바탕 물놀이를 한 후 오후 느즈막한 시간이었는데, 주인이 없는 집이 많았다. 자기 집 앞을 서성이는 외지인들을 알아챈 스쿠터 청년이 잠깐 멈췄다. 우리가 문의하려 했던 집 아들인 듯 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본 후 말했다. (역시나 익숙한 사투리)

“저희가 성수기때만 (민박을) 하거든요. 이쪽 집들은 다 그래요. 저기 바닷가 가까운 쪽 함 가보세요.”

그 스쿠터 청년이 말한 곳은 은모래비치 바로 옆의 조금 더 상업적인 느낌의 민박지구(?)였다. 임촌마을에서 묵어보고 싶었는데.. 하며 조금 아쉬우려던 찰나, 옆집 마당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마늘을 널고 계셨던 한 할머니가 건너편 건물로 가보라고 귀띔해주셨다.

꿈나라 펜션. 별도의 간판까지 달려있는 그 집은,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는 곳들과 달리 외관도 영업용으로 정비된 느낌을 주었다. 5월 말은 아직 은모래비치가 정식으로 피서객들을 맞기 전이라, 상업적 느낌의 숙박업소 외에는 대부분이 민박 영업을 하지 않는 듯했다.

임촌마을 집집마다 붙어있는 민박 표시
임촌마을 집집마다 붙어있는 민박 표시

집집마다 붙어있는 민박 표시. 다 해지고 벗겨져서 자세히 봐도 알아 보기 어렵다. 하지만 시골인심이란말이 있는 이유가 있지.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시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도에서 보다시피 임촌마을은 상주 은모래비치에 가까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침산책, 이번 여행에서도 놓치지 않을꺼에요. ㅋㅋ 아침산책은, 모든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그 특별한 느낌때문인지 여행지에서 꼭꼭 챙겨 누리려고 한다. (아침잠이 없는 할매성향 덕택이다 ㅋㅋ)

꿈나라 펜션의 대문
꿈나라 펜션의 대문

왠지 그 전날밤 온수보일러를 끄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침에 꺼져있던 것은 보일러의 스마트함 덕분이었을까, 외지에서 온 처자들을 걱정한 주인집 할머니의 친절이었을까.  보슬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부터 꿈나라 펜션의 대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임촌마을의 정체는 여러 간판에서 알아낼 수 있다.
임촌마을의 정체는 여러 간판에서 알아낼 수 있다.

임촌마을 입구를 지나, 조금만 더 걸어나가다 보니 솟대로 꾸며진 공원도 있었다.

촉촉히 젖은 솟대공원
촉촉히 젖은 솟대공원

그리고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은모래비치. 보슬보슬 내리는 비는 한껏 운치를 더해주었다.

IMG_8205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소나무들은 한국지리시간에 배운 ‘방풍림’의 전형을 보여준다. 저 의자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다.

그 전날 여행친구들과 함께한 바다를 떠올려보았다. 처음 해변가 도로를 따라 저 멀리 보이는 은모래해변을 발견하고는, 세명이 동시에 ‘꺄아~’하고 비명을 질렀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은모래 해변에서, 석양.
고요하고 평화로운 은모래 해변에서, 석양.

은모래해변. 누가 지었는지 이름도 참 잘 지었다. 석양 즈음의 해변은, 정말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반짝했다.

“동해 바다인데 을왕리에서 소리를 따면 어쩌자는 거야!!!!”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소리에 예민한 영화 음향감독으로 분한 문정혁이 외쳤던 대사이다. 은모래해변에 당도해서야, 그 대사를 쓴 작가의 디테일함에 새삼 감탄하게 되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내게 바다는 참 익숙한 공간이다. 어딜가도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남해의 풍경과 소리는, 분명히 달랐다.  모래사장이 정말 말그대로 끝없이 펼쳐졌고(사실 부산의 모래사장은 주기적으로 모래를 갖다 퍼부어주어야 유지가 된단다), 잔잔한 물결은 바닷물을 넓게 넓게 밀어주어서, 물장구를 치러 꽤 멀리 들어갔는데도 무릎을 넘지 않았다.

그리고 잔잔한 물결이 밀어다 준 것은 바닷물뿐만이 아니었다. ㅋㅋ

잔잔한 물결이 완성해준 해초 패디큐어.
잔잔한 물결이 완성해준 해초 패디큐어.

전날의 즐거웠던 추억을 곱씹으며, 고즈넉한 은모래해변의 아침을 즐겼다. 내가 여행을 즐기는 방법. 바로 스케블링으로. 호호.

겹겹이 쌓여있던 플라스틱 의자를 하나씩 하나씩 들어냈다. 빗방울로부터 안전하게 숨어있던 가장 밑의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그친 줄 알았던 빗방울이 조금씩 다시 떨어지길래 한쪽 어깨에 우산을 걸친 채로 그려야 했다. (얼른 그림을 다 그리고 일어나야했다.)

은모래해변의 아침. 촉촉.
은모래해변의 아침. 촉촉.

여행친구들과 함께할 아침거리를 사들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라 아쉬움은 짙어가지만, 그래도 우리 여행의 후반부는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스케블러의 남해여행 시리즈

‘이안 무어’씨도 부추겨주는, 남해의 유혹 – 경남 남해(1)

남해 독일마을에서 반짝반짝 – 경남 남해(2)

남해의 에어비앤비, 임촌마을 – 경남 남해(3)

금산 보리암에서의 배앓이 – 경남 남해(4)

다랭이마을, 감동의 ‘아이들’ – 경남 남해(5.끝)

 

남해 독일마을에서 반짝반짝 – 경남 남해(2)

남해로 출발!

“남해”란 어떤 곳인가?

여태까지는 남해에 놀러간다고 하면, 우리나라 3면을 에워싼 바다- 동해, 서해, 남해- 중 하나인 남해를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거제 통영 여수 등을 다 총칭하는 남쪽 바다지역 말이다. 하지만 이번여행을 통해서야 비로소 명확히 알게 된 것이 있으니, 경상남도 남해군이 엄연히 따로 존재한다는 것. 나는 남해의 남해를 다녀왔다.

남해 독일마을!에 앞서 먼저 찾았던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원예예술촌.

꽃으로 가득한 원예예술촌꽃으로 가득한 원예예술촌

 

남해의 따사로운 기후를 십분 활용하여 꾸며진 아름다운 원예 공원이다. 5월 말이라는 천혜의 시기와 잘 맞아떨어져 형형색색의 꽃밭을 누빌 수 있었다.

그리고 찾은 남해 독일마을. 독일마을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수 있도록 조성된 마을이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빨간지붕의 남해 독일마을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빨간지붕의 남해 독일마을

남해파독전시관도 둘러보았다. 솔직히 시원한 독일맥주 한 잔이 우리의 목적 전부였지만, ‘파독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30년을 독일에서 살았지만 한국이 그리웠다.’는 문구. 그 시절 독일과 한국간 맺어진 인력 파견 협정문과 근로계약서. 간호사로 근무당시 구입했던 의료도구 등 많은 자료들을 모아서 전시해두었다.

독일로 파견된 누님에게 올리는 한 일병의 편지도 있었는데, 그리움의 애달픈 마음이 한 자 한 자에 꾹꾹 눌러담겨있었다.

베를린 교환학생 시절 현지에서 사귀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혼혈 친구들이 몇 있었다.

그 친구들은 이미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이미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거나 어학연수로 꽤 오랜 시간을 한국에서 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조금 친해진 후 알게 된 것인데, 독일에서 성장하면서 조금 다른 외모에 대한 놀림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인식하냐는 물음에는, (나름의 고민을 했던 티가 역력했지만) 당연히 나고 자란 독일인이라고 인식한다고 대답했다.)

우리 사회는 ‘단일민족’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문화’라는 개념과, 그에 해당하는 이들에 대한 별도의 배려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의미하는 바다. 사실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도 조금이라도 ‘사회 통념’이란 것에서 벗어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민족이 다르면 오죽할까. 사실 나 역시 머리가 큰 후 내발로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  민족, 문화 ‘다양성’과 관련한 피부에 와닿는 경험이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행은 사람의 지평을 넓히는 좋은 기회다. 내가 스스로를 ‘여행자’로 정의하고자 하는 큰 이유는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나와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도끼로 머리를 얻어맞는 정도의 관점의 변화를 겪기도 했다. 머리 속에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 차차 글과 그림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우리 사회가 ‘다름’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국적, 빈부, 성별, 나이, 지역, 외모 등. 범위가 너무나도 큰 일이지만 그를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사실 그런 마음을 품고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실천하는 것도 이미 기여하고 있는 일이다. 이 블로그를 정리하는 것도 그를 위한 하나의 점찍기라고 생각한다.

목적 달성!
목적 달성!

독일 교환학생 시절 쥐톨만큼 배운 독어 실력인데, 내가 가장 자주 구사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여행중에 독일인을 만날 때마다 저 말을 한다. 그리고 여행하다보면 독일인을 참 많이 만난다.)

 kein Bier vor vier. (No beer before 4pm.)

이 날은 아마 이 룰을 어겼었던 걸로 기억한다. ㅋㅋ

 

스케블러의 남해여행 시리즈

‘이안 무어’씨도 부추겨주는, 남해의 유혹 – 경남 남해(1)

남해 독일마을에서 반짝반짝 – 경남 남해(2)

남해의 에어비앤비, 임촌마을 – 경남 남해(3)

금산 보리암에서의 배앓이 – 경남 남해(4)

다랭이마을, 감동의 ‘아이들’ – 경남 남해(5.끝)

‘이안 무어’씨도 부추겨주는, 남해의 유혹 – 경남 남해(1)

우리 열차는 잠시 후, 대전 역에 정차하겠습니다.

비몽사몽한 채로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은 지 한 시간쯤이 지났나보다. 어제 글쟁이 선배와 담소를 나눈 후, 그 어느 때보다도 창작에 대한 욕구가 불타오르고 있다. 마침 기차라는 공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창작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몸뚱아리는 그런 내 마음도 몰라주는지 하염없이 하품을 쏟아낸다. (아마 곧 곯아떨어질 예감이 든다.)

나는 지금, 남해로 가고 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거절하기 어려워 하는 것이 있다면 여행 제안이다. (사실 맛있는 음식도 참 좋아하는데, 여행이라면 모름지기 식도락이라는 요소를 꼭 포함하기 때문에 여행이 제일이라고 봐야한다.) 그런 나의 속성을 꿰뚫어본 귀신같은 여인네들의 꾐에 넘어갔다. 당장 일 주일 후에 반년간 벼뤄온 여행일정이 있고, 주말에 작업해야할 일이 있고.. 라고 하면서 난색을 표하면 뭘하나. 이미 내 손은 출발 집결지인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결제하고 있는 것을.

여행을 떠날 때는 일상에서보다 책을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 집중이 잘 된달까. 한 달 전쯤 사두고 재밌게 읽기 시작해 아껴둔(늘 완독을 잘 못해내는 내 독서버릇을 탓해본다.) 책 한 권을 아침 댓바람 여행길에 집어들었다.

영국에서의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
영국에서의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

[영국에서의 사흘 프랑스에서 나흘]. 부제는 [코미디언 무어씨의 문화충돌 라이프]. [이안무어] 지음, [박상현] 옮김, [남해의봄날] 펴냄.

어딘가에서 읽은 소개글을 읽고 마음이 끌려서 주문한 책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에는, 우리나라 책답지 않은 가벼운 무게(500페이지에 가까운데도 꽤 가볍다!)와 깔끔한 편집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 출판계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가벼운 문고판 책 발간이 어렵다고 알고 있기에, 여행길에 오를 때면 늘 외국원서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원서는 책장에서 나의 지적 허영심을 대변해주는 인테리어 소품일 뿐)

스탠드업 코미디를 업으로 하는 모드족 영국 신사 이안 무어(Ian Moore)씨가 프랑스 시골 농장에 정착하여, 발 네개 달린 식구들을 포함한 대가족을 꾸리고 사는 이야기들을 재치있게 엮어 놓았다. 프랑스인과 영국인이 서로를 미묘하게(아니 어쩌면 대놓고) 꼬집는 특성이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뾰로통한 영국신사의 글 솜씨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읽다가 피식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기차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가 잠들어 있어 다행이다.

내가 못 참는 건 항상 똑같은 길로 가는 것이다. 가능하면 멀리 돌아가면서 기어도 바꾸고, 이런저런 교차로와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도로나 새로운 경치를 찾아가는 게 좋다. 출장을 많이 다니는 것도 이런 성격과 관련이 있겠지만, 나는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흥미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내가 가고싶은 곳에 간다. 나는 자유인이다. (121p)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나도 이런 자유인이고 싶다. 아니 이미 나는 자유인이다. (확언을 해서 그렇다고 해버리자!) 그래서 조금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한 0.5초는 했으려나) 했지만 지금 떠나는 중이겠지.

우리 열차는 잠시 후, 동대구역에 정차하겠습니다.

(아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는데, 그새 한 시간이 또 지났다니 )

기차에 올라서 책을 읽는 도중에야 이 책을 펴낸 곳이 “남해의봄날”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니 또 내가 남해로 가는 중인 건 어찌 알고!

책 맨 마지막 장에 조그맣게 적힌 글귀가 이 출판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책 날개에 적혀진 책과 출판사 소개. 이것만 봐도 봄날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듯 하다.
책 날개에 적혀진 책과 출판사 소개. 이것만 봐도 봄날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듯 하다.

도서출판 남해의봄날 로컬북스 – 이웃한 도시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자연과 문화, 아름다움을 품고 있습니다. 독특한 개성을 간직한 크고 작은 도시의 매력, 그리고 지역에 애정을 갖고 뿌리내려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해의봄날이 하나씩 찾아내어 함께 나누겠습니다.

아직 책은 반절도 못읽었지만, 하품으로 계속 SOS를 보내오는 몸뚱아리를 졸음에서 좀 구제해줘야겠다 싶어서 얼른 떠오른 이미지를 스케치북에 그리기부터 했다. (사실 책에 이미 일러스트가 있어서 상상하기가 수월했다)

터키 사탕을 요리하는 코미디언 이안무어씨를 상상해보았다.
터키 사탕을 요리하는 코미디언 이안무어씨를 상상해보았다. (실제로 요리때도 정장을 입진 않곘지. 설마.)

팔에 감각이 사라질 정도로 한 시간 반쯤 저으면 믹스가 프라이팬 가운데 걸쭉한 엿처럼 덩어리로 모인다. 끓으면서 튀는 마르멜로에 손과 얼굴을 데고 싶지 않으면 나처럼 장갑과 고글 착용을 권한다.(482p)

따스한 봄날같은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출판사가 있는 남해. 그곳으로 가고있다. 새로운 경치를 찾아나서는 자유인의 느낌을 만끽하자. 게다가 내가 애정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니. 이안 무어씨만큼 좌충우돌(이면 큰일인데)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한 30분은 눈을 붙일 수 있겠다. 야호!

 

스케블러의 남해여행 시리즈

‘이안 무어’씨도 부추겨주는, 남해의 유혹 – 경남 남해(1)

남해 독일마을에서 반짝반짝 – 경남 남해(2)

남해의 에어비앤비, 임촌마을 – 경남 남해(3)

금산 보리암에서의 배앓이 – 경남 남해(4)

다랭이마을, 감동의 ‘아이들’ – 경남 남해(5.끝)

 

또오해영 x 서울자전거따릉이 내맘대로 콜라보레이션

1. 또 오해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tvN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무섭게 들릴 수도 있겠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한강 둔치에 걸터앉아 세상-하지만 어디까지나 혼자의 반경-에게 내뱉는 말이다.

찌질함과 열등감이 범벅된 그 상처 투성이의 감정을 너무나 진솔하게 나타낸 대사가 아닌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그냥오해영’은 신청한 적도, 참가를 원한 적도 없는 레이스의 참가자가 되어 있었다. 애초에 선택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어색한 웃음으로 애써 포장해보는 게 세상을 거스르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타협일 뿐이다. 이미 수많은 눈들은 동의없는 경연을 응원하기 바빴고, ‘그냥오해영’의 마음을 헤아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온갖 미사여구와 진지한 나레이션으로 분위기 잡는 수천마디의 대사보다, 때론 치졸하기도 하고 구질구질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마음을 정말 잘 대변해주는 멋진 한 마디라고 생각한다. 작가님 대사 참 잘 뽑으신 듯.

2. 서울자전거 따릉이

다이어리에다 매일 일과 중 가장 좋았던 것 하나를 빨간 볼펜으로 적고 별표를 친다. 요즘엔 서울시 공영 자전거인 ‘따릉이’ 의 붉은 별표 점유율이 제일 높다. 해가 지는 8시쯤을 기다렸다가 가까운 따릉이 거치대를 향한다. 나의 주된 출몰지 모두가 따릉이 시범운영지역에 속한다. 아무래도 난 따릉이 라이더가 될 운명이었나보다.

1일권은 단 돈 천원. 탑승 후 한 시간이 경과되기 전에만 가까운 거치대에 태깅을 하면 최대 4시간까지 탈 수 있다. (1시간 초과할 경우 30분당 1000원씩 추가 요금!)

장바구니도 달려있고, 밤엔 안전운행을 위한 전조등도 켜진다. 기어는 3단까지 조정가능하다. 보행자 곁을 지나거나, 도로의 연석 사이를 통과해야할 때면 충분한 공간이 있음에도 괜히 긴장하게 되는 초보자(나)에게 제격이다. 쿠션은 또 어떠한가. 폭신~해서 미처 알아채지 못한 턱에 걸려 쿵! 하더라도 충격 흡수가 잘된다.

오후 즈음 ‘따릉이 어벤저스’ 결성이 가능한지를 가늠해보다 벙개 출격을 하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저녁이 된다.

여튼 나의 따릉이 예찬은 이정도로 하고. 흠흠.

첫 따릉이 시승을 마친 후, 시범운영지역에 소량의 패션 따릉이를 함께 배치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리고 어느 햇살 좋은 날, 노랑 분홍으로 이쁘게 꾸며진 패션따릉이를 탄 사람이 내 옆을 지났다. 사진을 찍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는데, 아마 그 순간에 나는 그 별 것도 아닌 ‘희소성’이란 녀석의 농간에 넘어갔던 것 같다.

그냥따릉이 vs 패션따릉이
그냥따릉이 vs 패션따릉이

흰 색의 기본 따릉이도 썩 깔끔하고 멋지다. 하지만 그 이후로 꼭 동네의 거치대 몇 곳을 돌아서라도 패션 따릉이를 발굴하고서야 본격 라이딩을 시작하곤했다.

3. 또오해영 x 따릉이 = 그냥따릉이 vs 패션따릉이

주말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른한 금요일 오후. 이런 저런 몽상에 빠져있다가, 그냥따릉이에 감정이입을 해보았다. 또오해영의 ‘그냥오해영’처럼 억울하게 서운한 그런 심정이 아닐까 상상을 해보았다.

처음 패션 따릉이를 탄 날, 이런 말을 몇 번이고 했다.

와 그냥따릉이보다 더 잘 달려지는 것 같다!!

사실 다 같은 자전거일텐데. 모든 건 역시 생각하기 나름인 걸까. 따릉이가 사람이었다면 많이 슬퍼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그냥따릉이를 위해 그림을 그려보았다.

또오해영 x 따릉이 내맘대로 콜라보레이션
또오해영 x 따릉이 내맘대로 콜라보레이션

 

다 그리고보니 나도 참. 엉뚱하네. (ㅋㅋㅋㅋ)

4.  wannabe Artist

이역만리 타지에서 창작의 고통과 즐거움 사이의 줄다리기 중인 선배와 반가운 대화를 나누었다.

“창작은 무조건 리스펙트”

즐겁게 그리고 싶다. ‘즐거운’과 ‘잘’ 함께 어우러지는 스케블링을 추구하자.

 

구김삶 꼬깃꼬깃 여행 양탄자

Magic carpet ride

스케치북을 정리하다가 찾았다. 작년 여름쯤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을 그렸을 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이 없다.

무척이나 여행이 가고픈 순간이었나. 그냥 여행에 대해서 생각중에 휘갈겨 그린 것이려나. 아니면 다녀온 여행 추억앓이 중이었으려나. 양탄자를 연상한 것으로 보아, 어릴 적 즐겨봤던 디즈니만화동산의 알라딘과 지니를 떠올리던 중이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 그림을 그렸을 때에도 마음 속에 그림 정리를 위한 블로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을 거란 것이다.

가입형 워드프레스에서 설치형으로 이전했다. (엄청 어버버거리며 여러 사람에게 물어물어결국 마쳤으니 이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간단한 작업이었다. (컴알못 인증) 마침 워드프레스 강의를 들을 기회가 생겨, 그 강의를 듣고 작업하겠노라는 핑계로 이래저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웹호스팅을 미루고 미루던 중이었는데, 별거 아니었다. 세상엔 그냥 해버리면 되는 게 많은데, 결국 망설이는 건 내 마음 때문이란 걸 새삼. (도움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 ^^)

블로그 새단장을 하면서 컨텐츠 전달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그림만 떡하니 기록하는 것보단 여행 전후의  이야기를  있으면 좋을 듯 하여 여행지별 여행기를 쓰려고 한다.

세상엔 참 착하고 좋은 분들이 많아서, 이미 차고 넘치는 게 여행기이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친절하고 상세하게 기록을 공유해주시는 이 세상 많은 여행자과 여행 관련 서비스들 덕분에 나도 많은 도움을 받곤 한다.

나도 물론 휴대폰으로 사진을 꽤 찍는다. 그래도 보통은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한 기록은 후다닥 끝내버리고 맨눈으로 감상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리고 여건이 되면 스케치북을 펼쳐든다. 내가 세상을 보고 느끼고 기록하는 최고의 방법.

그래서 각 포스팅마다 내 그림(‘스케블’이라고 명명한ㅋㅋ)은 꼭 하나씩 넣을 생각이다.

그림에 비해 글이 너무 많아지면 재미가 없으니 사진도 조금씩 넣어야겠다.  (시간이 많이 지난 건 그림도, 자료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을텐데) 

우선 그림도 많고 기억도 많은 최근 여행부터 거슬러 정리하면서 + 앞으로 가게 될 여행은 따끈따끈하게 정리해야겠다.

신이 난다. +_+

 

푸마 이그나이트 서울 10K 마라톤 Puma Ignite Seoul 10K Marathon

20160515_fuma_igniteseoul

2016. 5. 15. 비+바람부는 일요일

재료 : 연필(밑그림), 스테들러 파인라이너, 색연필

 

회사 친구와 함께 참가한 푸마 ‘이그나이트 서울’ 레이스. 스포츠 브랜드들이 이런류의 마라톤 행사들을 많이 개최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미즈노도 비슷한 행사가 있다고 알고있다. 예쁜 티셔츠도 받고 + 도심 속 유쾌한 질주 + 신나는 애프터파티까지 즐길 수 있는 있는 기회이므로 참석했다. (사실 신청할 때만해도 이렇게 다채로운 행사가 있는 지 몰랐다 🙂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는 일요일 비소식을 알려왔고,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지. 레이스 출발 시각인 5시에는 이미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비오면 뛰지 않겠노라며, 고생하기 싫다고 10번은 더 말했었다. 하지만 이왕 신청한 거… 그리고 이미 물품보관차량은 도착지점인 여의도로 출발했으므로…ㅋㅋ 사실 우중런은 처음인데 신날 거란 친구 말에 속는셈치고 뛰기 시작했다.

홍대 삼거리에서 출발해, 광흥창역에서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로 넘어가는 코스였다. 쨍한 핑크 티셔츠를 갖춰입은 레이스 참가자들이 만들어내는 예쁜 풍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우리 때문에 반으로 줄어든 차선 위를 달리는 버스 속 승객들은 이게 무슨 광경인가 하며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것이, 사람들이 우비를 쓰고 도로 위를 미친듯이 질주하고 있으니 신기할 만도 했겠지.

10Km 레이스는 첫 참가였는데 사실 별로 준비를 하지 않아서 애초에 반만 뛰고 반은 걸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대로 완주하게 되었다. 하하하

(자숙기간이라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노찌롱이 mc로 나서서 출발 전 참가자들의 흥을 돋구어주었고, 4km와 7km지점 쯤에서 (코스가 구불구불해서 지났던 지점을 다시 지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노브레인 삘의 밴드가 신나는 음악을 선사해줬다. 이어폰 한쪽이 고장난데다 비가 와서 괜히 걱정이 되어 이어폰을 일부러 안꼈는데, 역시 러닝에는 음악이 필요하다! 진리인듯. 다음번엔 블루투스 이어폰을 시도해봐야겠다.

레이스 완주 후 간식과 메달을 받고, 애프터파티 공연을 즐기러 무대 앞으로 직행! 싸이공연은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콘서트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싸이 공연은 ‘싸이어트’가 가능하다. 신나게 뛸 수 있어서 그만큼 칼로리 소모가 많았으면 하는 나의 작은 바람이 담긴 생각이지. 훗. ㅋㅋ

본곡에서 8곡 / 앵콜로 5+1+1쯤 더 불러준 멋진 싸이 +_ +

비가 와서 더 미친듯이, 더 신나게 뛰놀 수 있었던 오늘 하루. 꿀잠을 잘테다.

 

 

굿와이프 완소 캐릭터 팬아트 2탄 – My Favorite Characters @The Good Wife (2)

(미드 굿와이프 – 스포일러 포함 & 드라마 내용은 기억에 의존해서 쓴 것이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ㅋㅋ)

애정하는 굿와이프의 종영을 기념하며 장난스레 시작한 팬아트(덕질ㅋㅋ)였는데 역시 공감대가 있어서 그런지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줬다. 원래 스케치+트래블=스캐블로 컨셉을 잡았으나, 잠깐 외도를…ㅋㅋ

지난 포스팅인 굿와이프 완소 캐릭터 팬아트 1탄에서는 알리샤, 다이앤, 엘스베스 타시오니, 일라이골드&마리사골드 부녀 이렇게 5명을 그렸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처음으로 카드뉴스 형태 컨텐츠 제작도 해보았는데, 다른 굿와이프 팬 여러분들이 보고싶은 캐릭터로 캐리, 윌, 그리고 칼린다를 꼽아주셨다.

시즌 후반부에 등장한 제이슨이라는 인물의 달콤함에 깜빡 속아 윌 가드너의 존재를 망각했던 내게, 같이 굿와이프 팬질하던 언니가 던져준 링크는 큰 반성을 일으키게 했다.

캡처
알리샤 + 윌 러브스토리 포스팅 @굿와이프  페이스북 페이지 [ 원본 동영상 링크는 여기로  (준비물 : 눈물닦을 티슈) ]  

 

제이슨 때문에 윌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던 사람은 누구냐며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시작된 팬아트 제 2탄.

 

20160511_goodwife_Cary

Cary Agos @The Good Wife

캐리 아고스. 처음 록하트&가드너 로펌에서 신입변호사 자리를 두고 알리샤와 경쟁하는 인물로 처음 등장했다. 피터 플로릭 밑에서 검사로 일하기도 하고, 나중에 기명파트너 자리까지 올라가는 능력있는 변호사. 카리스마 넘치는 조사관 칼린다와 애틋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듯 했으나! 칼린다가 떠나버리면서 둘의 해피엔딩은 볼 수가 없었다. ㅠ ㅠ 칼린다 하차 이후 시즌 후반부로 올수록 가장 캐붕(캐릭터 붕괴)가 심해서 안타까웠던 캐릭터. 작가의 미움을 산 것일까.

 

20160511_goodwife_Kalinda
Kalinda Sharma @The Good Wife

칼린다 샤르마. 록하트&… 이름자주 바뀐 그 로펌에서 해결사로 활약하는 만능 조사관이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사능력으로, 여러 사건들에서 핵심 실마리를 찾아내 로펌의 승소율에 큰 기여를 하는 인물이다. 남녀 구분없이 여러 사람에게 마성의 매력을 뿜어내지만 아무래도 많은 팬들은(나는 ㅋㅋ) 캐리와 이어지기를 바랐다. 모종의 이유로 신분세탁을 한 터라 그녀의 숨겨진 과거에 많은 관심이 쏠렸으나, 전남편이 등장해서 그 궁금증이 해소될 듯 했지만 시원하게 밝혀지진 않은채로 많은 팬들의 마음에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20160511_goodwife_Will
Will Gardner @The Good Wife

윌 가드너. 풀 네임은 윌리엄이지만 모두가 그냥 윌이라고 부른다. 알리샤의 영원한 사랑. 굿와이프의 w진정한 남자주인공! 록하트&가드너의 기명파트너로, 시카고의 무슨 잘나가는 미혼남 랭킹(써놓고보니 무슨 이런 게 있나 싶은데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나서 여튼) 상위에에 오를 정도로 능력있는 변호사다. 조지타운 로스쿨 시절부터 알리샤를 연모해왔으며, 운명처럼 자신의 로펌에 다니게 된 알리샤와 애틋한 사랑에 성공한다. 알리샤와 윌의 꽁냥꽁냥하는 장면은 굿와이프 팬들 여럿을 미소짓게 하였으나! 법정에서 일어난 총기사고로 사망하면서 팬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안돼 ㅠ ㅠ ㅠ) 시즌7에서 컴백하느냐 마느냐로 여러 팬들을 기대하게 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여 간만에 등장한 장면에서 알리샤의 영원한 사랑임을 확인시켜주었다.

 

정말 애정하는 캐릭터들은 이제 다 그린 것 같다.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였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테다.

이제 외도는 그만하고 다시 여행컨텐츠로 돌아가야지.. 🙂

 

미드 굿와이프 완소 캐릭터 팬아트 1탄 My Favorite Characters @The Good Wife (1)

(미드 굿와이프 – 스포일러 포함 & 드라마 내용은 기억에 의존해서 쓴 것이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ㅋㅋ)

2016년 5월 9일은 미국 CBS 드라마 굿와이프(The Good Wife) 시리즈피날레 날이었다. (시즌피날레는 해당 시즌의 종방, 시리즈 피날레는 드라마 전체의 종방을 의미) 시즌1 부터 재미있게 봐왔던 드라마라, 이번 7시즌이 마지막이란걸 알게 된 후로 한 회 한 회 볼때마다 얼마나 애틋했는지 모른다. 다가오는 종방이 안타까운 마음에, 아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얼른 뒷 내용을 보고싶은 궁금함이 훨씬 컸으므로 ㅋㅋ 아껴보고 싶다는 마음은 마음으로만 간직했다.

사실 22화가 시리즈피날레라는 걸 염두에 두고 보았지만, 21화까지도 스토리가 어떻게 끝맺음을 지어질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식상하다 욕하면서도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에 길들여졌던 나였기에 결말을 접한 직후에 잠시 허탈감에 휩싸였다. 늘 그랬듯 곧바로 기획의도 기사와 다른 팬들의 분석 글을 찾아보았다.

피터의 뺨을 때리는 알리샤로 시작해서 다이앤에게 뺨을 맞는 알리샤로 끝나는 수미쌍관적 구성으로 피해자가 또 누군가에겐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나타냈다는 게 기획의도라고 한다. (그리고 나는 설득당했다ㅋㅋ) 세상에 정말 good이 대체 뭔가. 좋은, 착한 아내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를 던졌던 게 이 드라마다. 때로는 남의 눈에 좋은 것이 개인에게는 나쁠 수도 있고, 개인에게 행복한 것이 사회의 시선에선 불행과 탈선일 수도 있다. 사회가 부여한 수많은 시선과 규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에 스스로의 행복을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는 상황은 누구나 살면서 고민하는 포인트다.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주로 여자들이겠지ㅋㅋ)에게 공감을 샀을테다.

어쨌든 대략적인 분위기를 보았을 때 결말이 많은 팬들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결말의 내용보다 종방이라는 것 자체에 화가 난 것이 아닐까 ㅋㅋ

종방연이 가까워올수록 관련 기사나 팬들의 글이 많아졌다. (원래부터도 많았지만 내가 종방에 대한 짠한 마음에 찾아보기 시작해서 내 눈에 많이 띈 것 같기도) 매 회 시청을 마치는 즉시 함께 덕질(ㅋㅋ)하는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이번 회 봤니, 아직 안봤니, 얼른 봐, 보고 얘기하자, 봤니, 정말 이렇지 않니, 수다를 곧잘 떨었다. 굿와이프는 드라마 자체도 그렇지만 친구들이랑 함께 매번 나눔을 즐겼던 것도 함께 묶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웬만한 것에 덕심이 없지만, 종방기념으로 애틋함과 감동이 남아있을 때 팬이트로 최애캐 5명의 캐릭터를 그려보았다. 내맘대로 그릴 수 있는 풍경 그림과는 달라서, 인물 그림은 참 어렵다 ㅠ ㅠ (그래서 보통은 잘 그리지 않는다..ㅋㅋ)

 

img_7858
Alicia Florrick @The Good Wife

알리샤 플로릭. 굿와이프의 주인공이다. 시즌을 거듭하며 피해자에거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여러가지 사회적 자아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으 보여주며 변모하는 입체적 인물이다. 때론 참 밉기도 하지만, 주인공은 주인공이다. 남편인 일리노이 주지사 피터 플로릭의 ‘주변인’으로 시작했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피터가 알리샤의 ‘주변인’이 되고 후광효과의 방향이 바뀐다. 행복 찾아 고뇌하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고맙다.

(사실 그 감사의 큰 부분은 연출자인 리들리스콧에게 돌리고 싶다. 그러고보니 시즌4쯤에 굿와이프 자막으로 토니스콧의 부고를 접했었다. 이제는 매 회 엔딩에 뜨는 Executive Producer “Ridley Scott” 자막이 익숙하지만, 초반부엔 늘 두 형제의 이름이 함께였다.)

 

Diane Lockhart @The Good Wife

다이앤 록하트. ‘록하트&가드너’였다가, ‘록하트,가드너&캐닝’, ‘록하트플로릭아고스’, 등등등 참 이름도 많이 바뀐(기명파트너(name partner) 자리를 두고 한창 엎치락 뒤치락했던 시즌이 있었는데 회마다 참 스릴이 넘쳤었다) 로펌의 대표변호사. 잠시 판사였나 대법관이었나로 이직기회가 있을 뻔 했지만(하, 이런 피터 플로릭!) 계속 로펌의 중심에 있었던 입지전적 인물. 정치색이 다른(!!) 남편 커트 맥베이와 로맨스도 너무너무 좋았다. (막판에 좀 아쉽지만 ㅠ ㅠ )

외국배우/가수의 이름이나 얼굴 외우는 데 참 재주가 없는 편인데, 크리스틴 바란스키는 영화 ‘맘마미아’에서부터 나에게 약간 걸크러쉬를 일으킨 배우다. 드라마를 볼때도 다이앤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넋놓고 본 적이 많았다.

 

Elsbeth Tascioni @The Good Wife

엘스베스 타시오니! 굿와이프 팬이라면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비타민+사이다+엉뚱매력 타시오니. 전혀 변론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풀며 의뢰인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눈동자를 깜찍하게 몇번 굴리고는 생각지도 못한 참신한 답을 찾아낸다. 중간에 잠깐 나온 불같은 급로맨스 에피소드, 진짜 스타일 비슷한 전남편과의 에피소드 등 타시오니가 나온 모든 에피소드는 유쾌한 기억으로 남는다. (애정하는 마음과 다르게 제일 망작이다. 미안해요 타시오니 ㅠ ㅠ)

 

img_7862
Eli Gold @The Good Wife

피터 플로릭의 참모 일라이 골드. Oh, come on~~!!!! 은 내가 꼽는 일라이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친구들 앞에서 따라했는데 친구들이 엄청 웃어줬다. 흠, 지금 생각해보니 비웃은거였나? – _-?) 두뇌회전이 빠른 지략가. 그러고보니 일라이에게도 로맨스가 몇 번! 있었지. 알리샤가 들었다면 많은 것이 바뀌었을, 윌의 음성 메세지를 지워버린 장본인이다. 정치를 위해선 뭐든지 다할 것 같은 냉혈한 느낌이었는데,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고 마음아파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일라이도 변한 것은 알리샤의 영향인가 싶었다. 미워할 수가 없는 캐릭터.

 

Marissa Gold, A.K.A. Body Woman @The Good Wife

마리사 골드. 일라이 골드의 딸이며, 알리샤 선거출마 당시 “BODY WOMAN”으로 활약했다. 알리샤에게 늘 우유를 권하던 그 깜찍한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피는 못속인다고, 아빠를 닮아 눈치가 백단이며 상황파악이 빠르다. 똑소리나는 재간둥이. 부녀가 모두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사실 이외에도 캐리, 칼린다, 루카 등 완소 캐릭터가 많은데. 다섯쯤 그리고 나니 덕력이 소진된데다 계속 그리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그리고 이번에 새삼 깨달은게, 나는 인물을 그릴 때 왼쪽을 바라보는 그림만 편하다. 반대방향으로 그리다가 망한 타시오니^^) 미운 캐릭터들도 그리면 재밌을 것 같다. 근데 미운 캐릭터라고 떠올려보다가 정작 몇명 생각이 나지 않는데, 루이스 캐닝, 데이비드 리, 콜린 스위니 이런 색깔 짙은 캐릭터들도 알고보면 인간적이고 그래서 진짜 미운 캐릭터는 없는 것 같다. good/bad 이분법에서 벗어나자구 ㅋㅋ 아, 정말 싫었던 캐릭터는 맨날 애 팔아서 변론하던 여자 변호사 정도?

그러고보니 첫 시즌이 2009년 시작이었단다. 와우! 7년간 덕분에 행복했어요 굿와이프!

마지막으로 시청 중에 너무 마음에 남아서 기록해뒀던 대사. (A 알리샤, R 루쓰)

A : I used to think that I knew what life is about, but I don’t have a clue.

R : Cherish that moment, when you realize you don’t know what life is about. That’s truth.

A : You think you could ever be happy if you would’ve taken a left instead of a right or when up instead of down? You would have been happy?

R : No.

A : Really?

R : You can’t control the fate. It’s in your genes. You can’t change that.

A : So whatever I do, whatever I did, I’ll end up right back here?

R : Well, maybe not here, but some place like here. The end of every fork there is a cliff. Go ahead, take the road less traveled, you still find a cliff.

The Good Wife season7 episode11

 

왕좌의 게임 킹스랜딩 촬영지, 두브로브니크 King’s Landing, ‘Game of Thrones’, Dubrovnik

img_7839

2012. 8. 22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항구, Dubrovnik Old harbor

King’s Landing of ‘Game of Thrones’

재료 : (아마도) 스테들러 파인라이너

 

기다리고 기다렸던, 왕좌의 게임 시즌 6 시작! 미드 풍년이라 볼 거리가 많은 요즘이다 🙂

스케일과 충격적인 스토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왕좌의 게임. 권선징악 플롯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드라마를 볼 때 주인공 혹은 착한 편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인데, 주요인물들을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많이 죽기 때문에.. 함부로 감정이입하면 안된다. ㅠ ㅠ

스케일이 스케일인지라, 왕좌의 게임은 여기저기서 로케이션 촬영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즌 6편 초반 제이미 라니스터가 배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앗 저기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의 항구다. TvN ‘꽃보다 누나’가 크로아티아에 한국인 관광 붐을 일으켜 두브로브니크 관광청에서 한국손님 대응 팀이 꾸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행히(?) 그전에 다녀왔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행의 기억이 서려있는 곳이 나오면 왠지 모르게 더 반갑다. 다음에 혹시 가게된다면 드라마 장면을 많이 떠올리게 되겠지 🙂

 

함부르크 하펜시티 HafenCity, Hamburg, Germany

20110604_hamburg1

2011.6.4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

(Hafencity, Hamburg, Germany)

재료 : 펜형 아이라이너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까지 모처럼의 긴 연휴동안,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독일 베를린 교환학생시절 버디(외국인교환학생 – 재학생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였던 친구가 한국을 방문한 것.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나의 어려움을 발벗고 해결해주었던 버디에게 은혜를 갚을 기회가 생겼도다. 나는 버디를 따라온 직장동료들을 포함하여 독일인 6명을 이끄는 일일가이드가 되었다. (항공사에서 일하는 이 친구들은 모두 함께 비즈니스 클래스를 직원가로 할인받아 타고 왔다. 넘나 부러운 것!)

버디를 비롯한 이 무리들은 함부르크에서 일을 한다. “나도 함부르크 가봤어! 블라블라~ ” 하면서 아는 체로 시작한 건 당연지사. 하여 베를린 체류 당시 주말여행으로 다녀왔던 함부르크에서의 그림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이 시대의 혁신건축’ 따위의 이름을 가진 상을 여럿 수상했을법한 현대적 느낌의 건축물들이 참 인상깊었다. 2011년이었는데 마치 그때 느낌으로 2020년쯤 된 느낌이었달까. 이제야(!!) 알고보니 함부르크에서는 지명을 따서 “HafenCity Hamburg”라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고. 어쩐지 삐까뻔쩍 하더라니.

풍경 맨 뒤에 있는 건축물은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 (Elbphilharmonie)이다. 당시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건물이 벽면에 달린 많은 입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 보여 스케치(함부르크에서의 그림 참조)를 했던 기억이 나서 완공이 되었는지 버디에게 물었다. 약간 툴툴대면서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알려줬다. ‘오 역시 독일, 꼼꼼하게 짓나본데?’ 싶었는데 친구가 툴툴댄 이유가 있었다.

– 2007년부터 시작, 당시 예상비용은 2억 4100만유로, 2010년 완공예정
– 2008년 11월, 예상비용 4억 5000만 유로로 상향
– 2012년 8월, 강화지붕 건설 비용 포함하여 예상비용 5억만유로 이상으로 재책정
– 2014년 12월, 총비용 7억 8900만 유로, 2016년 10월 완공 및 2017년 1월 12일 개장 예정으로 발표

(출처 : 위키피디아 발췌) 

5년 전에 공부 좀 하고 갈 걸 그랬다. 별다른 계획없이 훌쩍 떠난 주말여행이었으니, 우리는 그저 우와~ 하고 구경만 했을 뿐..ㅋㅋ 요번에 재밌게 가이드하면서 독일 친구들을 많이 알아두었으니, 다음번에 언젠가 놀러가게되면 완공된 엘프필하모니와 더 발전한 하펜시티를 볼 수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