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와 구뚜, 꽃길만 걷기를 – 영화 라이언 감상화

[ 주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예고편을 접했을 때부터 너무나도 보고싶었던 영화 “라이언”. 호주로 입양된 인도인이 25년만에 ‘구글어스’ 덕에 가족을 찾게되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출연진도 빵빵하다. 미드 ‘뉴스룸’에서 인상깊에 봤던 데브 파텔(Dev Patel), 영화 ‘캐롤’에서 케이트 블란쳇과 호흡을 맞췄던 루니 마라(Rooney Mara), 그리고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까지. 

실화 자체가 너무 드라마틱해서 이미 영화로 엮기 충분하지만, 이 영화가 정말 좋았던 점은 단순히 가족을 찾는 여정을 풀어내는 그 이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입양된 후 호주에서 자라는 과정 중에 자신의 뿌리에 대해 고뇌하는 것, 그로 인해 양부모님께 가지는 모종의 죄책감,  또다른 입양아인 형제에 대해 느끼는 입체적 감정, 자신을 잃었을 친가족이 겪었고 계속 겪고 있을 고통에 아파하는 것을 절절히 보여준 연출과 연기가 너무 좋았다. (눈물이 주룩주룩 ㅠ ㅠ) 주인공 주변인물들(양부모님, 여자친구, 형)의 시선도 탁월하게 묘사하며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선 주인공 사루는 2008년에 구글어스를 처음 알게 되고 집을 찾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Thank You for Being Late”의 한 챕터 제목이 ‘What the Hell Happend in 2007?’인데,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IT 공룡 기업들이 2007년을 기점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음을 서술하고 있다.) 구글어스가 없었다면 사루가 가족을 찾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을까. 기술의 진보가 만들어낸 정말 기적같은 실화다. 

가까스로 당도한 어릴 적 고향에서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가족과 만나는데 성공하는 사루. 주인공 사루의 형 구뚜 또한 자신의 실종 즈음 기차사고로 목숨을 잃었음을 알게 된다. (조사해보니 연출이 아니라 실화가 이렇다. ㅠ ㅠ) 너무나도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형 구뚜와 거닐었던 기찻길에 서서 어린시절을 바라보는 사루의 시선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구뚜와 사루, 내 그림에서만은 꽃길만 걷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감상화를 그렸다. 

간만에 정말 좋은 영화를 보았다.. 🙂

두 그림은 사실 스케치북에 길게 이어그려본 연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