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레일을 타고~ Perurail

해를 넘기기 전에 색칠하고 완성한 페루레일 그림!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굽이굽이 산골짜기를 지나야 했는데, 높은 산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천장까지 나있던 창문이 페루레일의 특색이라 할 수 있겠다. 페루 아저씨들이 친절한 미소로 서빙해준 커피와 당근케잌, (처음엔 매우 놀랐지만 페루에서는 흔하디 흔한) 보라색 자이언트 옥수수밭이 기억에 남는다. 

Birthday celebration @ Machu Picchu

– Color pencil

  • The moment when the morning sunshine unveiled the wonder of Machu Picchu.

– Skevel from the Waynapicchu mountain, special birthday celebration 20171004

단군님 세종님 달님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덕에 역대 최장 연휴를 자랑했던 이번 추석연휴. 1월에 미리 사뒀던 페루행 여행티켓은, 때로 지치고 힘들 때마다 나를 북돋아준 에너지 드링크였다. 

티케팅 후 학부시절 한국생활을 도와준 인연이 있는 페루인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한국에서의 학위과정을 마치고 리마에 살고 있다며 자기집으로 초대를 해주었다. 먼여행길을 본인이 몇번이나 직접 겪어봤기 때문인지, 우리의 컨디션을 걱정해주며 직접 공항으로 마중까지 나와주었다. 고맙고 소중한 인연의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커플이었는데 페루에서는 귀여운 아들내미까지 셋이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육아의 고충에는 국경이나 인종이 없기 때문에 친구 눈가에 다크서클이 한가득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애기를 바라보는 친구의 눈웃음이 더 깊어 보였고, 훈훈했고, 또 부러웠다:)

페루 여정을 함께한 동무는 대학시절 만난 친구.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MBTI 검사를 함께 했었는데 성격이 정말 나와 딴판으로 나왔다. (예상은 했다) 하지만 서로가 너무 다름을 알고 있는데다 함께한 시간이 쌓였기에 정말로 편한 사이가 된 것 같다. (그 친구도 같은 생각이길) 길고 짧은 여행을 함께한 경험이 벌써 몇 번째나 되는 듯하다. 

친구가 앙큼하게도 마추픽추 등반 날 새벽에 가방에 몰래 챙겨온 미역국 컵밥으로 내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그덕에 든든하게 등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마웠고 따뜻했다. 

하이라이트는 언제나 9회말 2아웃 시점에 찾아오는 걸까. 마지막 순간에 충만한 마음으로 페루와 작별인사를 고하려는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예고 없던 페루 국내선 결항으로 순간 패닉. 친구는 출근을 해야하고, 나도 곧장 미국 출장길에 올라야했는데 손쓸 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국제선 연결편 티켓을 그냥 날려버리게 되었다. 

하하하 남미 여행에서 이런 경험이 너무 없다 싶었지. 사실 마추픽추 뒷산인 와이나픽추에 올라 구름이 걷히던 그 순간보다, 비행기 결항으로 뒤죽박죽이 된 그 때의 경험을 두고두고 더 곱씹게 될 것 같다. 

덕분에 못 들를 줄 알았던 내사랑 뉴욕씨티도 잠시 들러서 뉴저지 언니들, 사촌동생, 고등학교 동창, 또 우연히 만난 친구까지. 

계획은 틀어질 수 있다. 언제든지. 그 상황에서 어떻게 또 재미난 일들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것임을 배웠다. 그 어떤 돌발변수에도 열린 마음으로 임하면 새로운 재미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

돌발변수도 사랑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도 여행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