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다는 것. @San Francisco

지난달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요즘은 핫한 Bay Area라고들 많이 하지만 )를 방문했다.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를 보고 느꼈던 샌프란시스코의 동화같은 느낌이 늘 궁금했다. (물론 빅 히어로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도쿄를 절묘하게 섞어 묘사했기에 순수하게 샌프란시스코만의 느낌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기법 자체에서 오는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동화의 느낌이 가장 강했던 장면은 비탈을 굽이 내려오는 롬바드가였다.  그런데 실제로 차로 내려와본 그 길은, 북적이는 관광객들과 (그로 인해서인지 그냥 계절탓인것인지) 시들어 고개를 숙인 수국 때문에 크게 감동적이지 않았다. 사실 내게 더 와닿았던 풍경은 바로 그 거리에서 한 블럭 걸어 내려오다 발견한 장면이었다. 언덕이 높게 (실제로 생각하는것보다 도로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솟아 있는 와중에 도로가 쭉 뻗어있는, 너무나도 샌프란시스코다운 풍경이었다. 끝없이 줄지어있는 건물들 만큼이나 빽빽하게 줄지어 있는 자동차들도 너무나 미국스러웠고, 그만큼 또 같이 늘어져있는 전깃줄도 일년 내내 따뜻한 날씨를 즐기는 그 팔자가 좋아보였다. 

10월 한 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음 사실 올해 내내 많은 일이 있었지. 그리고 앞으론 더 많겠지 ㅋㅋ) 그런데 그 많은 일들을 잘 소화하면서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조금 더 재밌고 진취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스스로를 던진 후에 찾아오는 여러가지 감정들 사이에서 자주 롤러코스터를 탄다.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이상에 가까워지겠노라 발버둥치는 불행을 반복하도록 만들어져있는 걸까.

괜한 상념이 많이 드는 밤이다. 이럴 때 나는 그림을 찾는다. (그리면 가장 좋을텐데, 여독 탓에 새로 그릴 에너지는 없군 ㅎㅎ)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활동이며, 가장 나다울 수 있는 행위. 그래서 괜히 그림을 꺼냈다. 그리고 내가 발견했던, 내 눈에 가장 샌프란시스코스러웠던 풍경을 다시 한번 떠올려봤다. 

iloveskevel! 블로그를 만들어 두고 너무 게을리 관리했다.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그나마 그림은 꾸준히 그려서 다행이다. 휴 그거 하나라도 평생 꾸준히 하자. 다 블로그로 옮기진 못할 듯싶으니 ㅋㅋㅋㅋㅋㅋ) 

스스로의 모자람 부족함을 늘 반성하고 정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나, 너무 무겁게 다가올 땐 그래도 이렇게 스스로 칭찬할 거리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림을 많이 그리자 . 그리고 감상하고 색칠할 때 행복하니까 🙂

대체 답다, 스럽다는 게 무엇인지 가끔씩은 짜증이 나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것 또한 그 ‘답다’는 것 속에 일부라고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해진다. 토닥토닥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 1박 2일 강화도 특집 (2012년)

친구에게 일상의 기록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일 수 있는지를, 나의 손때묻은 스케치북들을 교재삼아 직접 보여주던 중이었다.

맞아, 너 엄청 다양하게 그렸었잖아. 근데 요즘은 주로 풍경을 많이 그리더라?

그러고보니 ‘스케블링’이라고 이름 붙인 후로,  여행지의 풍경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함은 깊어지나 오히려 틀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오랜 벗의 그 한 마디가 참 고마웠다.

벗과 함께한 1박 2일의 강화도 여행을, 라이브로 그때 그때 스케치북을 채워가며 완성했던 그림이다. 딱 5년 전의 여행이었다. 

절친과 함께한 1박2일 강화도여행 (2012)

내가 여기 저기를 쏘다니며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건, 큰 계기가 있었서라기보단 마음이 동해서 행동이 따라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고있자니, 기억력이 그닥 좋지 못할 ‘미래의 나’를 위해 ‘과거의 나’가 발휘한 선견지명이 아니었을까 싶다. 

KTX산천을 처음 탄 소감, 강화로 가는 광역버스를 탔던 경험, 충남서산집, 가는 길에 만난 아주머니, 밥도둑이라고 연신 감탄을 내뱉으며 먹었던 음식들, 해품달 드라마를 보며 꺅꺅거렸던(심지어 무슨 장면이었는지도 기억남ㅋㅋ) 달밤, 버스 창밖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고인돌… 

그림 덕에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여행을 떠나서야만 그림을 그리는 나의 요상한 심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답은 쉽게 나왔다. 일상을 구성하는 그 무수한 소중한 것들을 가만히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있는 것과 여유가 있는 것은 다르다.) 늘 좋고,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게 여행인데, 그러다보니 일상의 가치를 너무 폄하하지는 않았었나 반성이 되기도 했다. 

지난 가을, 또 하나의 너무나도 즐거웠던 여행을 마치며 다짐했다.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살자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겨버릴 수 있는 여행자 특유의 여유를 일상에서도 발휘하며 살자고. 결심을 다짐해도 자꾸만 잊는 게 인간의 매력인지라, 늘 지키진 못하지만 얼추 예전보단 많이 나아진 것 같다. 

 

Thank you, Judith! – 미국 뉴욕 클로이스터 뮤지엄

* 2016년 9월 뉴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분명히 검색해보았었다.
무슨 버스가 요금이 6불이 넘으면서 동전밖에 안 받니 ㅠ ㅠ 너무해!

미국 여행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클로이스터 뮤지엄으로 곧장 갈 수 있는 급행 버스에 오르자마자 찾아왔다. 기사아저씨는 동전만 받는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버스를 출발시켜버리셨다. (그러고보면 내리라고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야 ㅋㅋ) 내 손에는 한국에서 환전해온 티가 팍팍나는 빳빳한 새 지폐와, 급행 버스에서는 쓸 수 없는 일반 교통카드만이 민망하게 들려있을 뿐이었다.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내게, 뉴요커들은 친절을 베풀어주셨다. 자신들의 교통카드 자투리 금액 및 가지고 있는 동전이란 동전은 다 털어서 내 버스비를 만들어주신 것! 여행자로써 만난 정말 큰 행운이었다. (뉴요커들 이기적이고 *가지 없다구 누가 그랬어!! 아, 물론 나는 친절을 베풀어주신 분들께 내가 가지고 있던 1불짜리 지폐를 대신 드렸다.)

하지만 더 큰 행운은 바로 내 버스 옆자리의 Judith를 만난 것이었다. Judith는 미술사를 전공한 후 클로이스터 뮤지엄 근처 동네에서 금세공업자로 일하는 분이었다. 그녀는 친절이 넘치게도 뮤지엄으로 가는 길 입구까지 나와 동행해주었고, 뮤지엄의 설립 배경과 흥미진진한 뒷이야기까지 청해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정말 행운아야 !! >0<

Judith와의 따뜻한 추억 한 컷.

그리고 Judith 덕에 헤메지 않고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었던 클로이스터 뮤지엄에서의 스케블링 🙂 뉴욕에서 꼭 하고싶었던 것 중 하나였기 때문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감사하다 🙂

중세풍 클로이스터 정원

(사실 이날 시간이 정말 촉박했으므로 현장에서는 대강의 구도와 스케치만 슥샥! 했고, 본격 펜 작업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완성했다. 타임킬링용으로 이만한 취미가 없단 걸 다시금 깨달았다. 앞으로의 여행에서도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밑그림을 많이 그려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다시 찾은 미국

지금까지의 미국방문은 총 세번이다. 

  • 2010년 가을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뉴저지에서 6개월을 보냈고,
  • 2016년 1월 CES 원정대 :  LA, 라스베가스, 그리고 아주 잠깐 시애틀 스탑오버
  • 2016년 9월 행운여행 : 아쉬워서 시애틀, 그리고 6년만의 뉴욕 

올 1월, CES 박람회 참석차 라스베가스를 갔더랬다. 출국길에 맞이한 오버부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항공사에서는 노선변경을 자발적으로 해줄 고객들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대가는 1년의 유효기간 조건이 붙은 800불짜리 바우처. 자발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본래의 일정과 비교했을때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는건 단 30분! 행운의 여신님 감사합니다 ♥.♥

1년 내로 써야하는 조건부 티켓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라, 어쩔 수 없이 (?) 추석연휴에다가 연차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마법같은 일정을 만들어냈다. 맛만 살짝쿵 본 게 너무나도 아쉬웠던 시애틀과,  6년만에 다시 찾아가는 뉴욕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6년 전 생각이 많이날 줄 알았는데, 지금의 순간들만 만끽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알찬 여행이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세상에는 착하고 부지런한 블로거님들이 이미 뉴욕 맛집, 여행 꿀팁 이런 내용을 아주 많이 올려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잘 쓰지도 못할 그런 내용들 보다는 그림이 위주가 되는 토막글 정도로 여행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스케블링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 첫째 이유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것.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그네들은 종종 내가 그림을 그리는 걸 기다려 주었다. (물론 주로 혼자 있을 때 다작하긴 했지만 ㅋㅋ )
  • 둘째는 좋은 자극이 많았던 덕분이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포인트들이 많았다. 하루에 4장을 그린 날도 있었다. 혹시 몰라 예비로 가져간 스케치북 한 권을 거의 다 채워 돌아온 후라, 지금 마음이 이다지도 풍족한가보다.
  • 셋째로 비행시간이 차~암 길었다. 일상생활로 짧은 시간내에 잘 복귀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바로 비행기에서 잠들지 않고 버티는 것이었다. 미리 연필로 대강 그려둔 스케치들을 펜화로 완성하기에 13시간은 약간 모자랄 정도였다. 그리기. 잠버티기. 성공적. (ㅋㅋ)

이번 여행에서 새로 시도해본 도구들도 매우 성공적!이었고, 덕분에 그림과 여행 모두 더 풍성해질 수 있었다 🙂 요 녀석들은 스케블링 재료들에 별도로 리뷰를 써볼 예정이다. (놀라운 건 얘네 모두 충동구매였다는 사실 ㅋㅋ 충동구매 만쉐이~~)

  •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세트(Staedtler pigment liner)
  • 사쿠라코이 고체물감 스케치박스 (Sakura Koi Water Colors Pocket Field Sketch Box)

요 녀석들을 십분 활용하여 완성한 뉴욕여행 총정리 그림으로, 여행기의 문을 열어본다. 두근두근!

뉴욕여행 총정리 :)
귀국길 비행기에서 완성한 뉴욕여행 총정리 🙂

여행지 & 시기 목록

스케블링의 기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여행지와 방문시기를 정리해 보았다. 

정리할 것들이 많구나! 아무래도 기억이 생생한 최근 여행부터,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여행부터 정리를 하는게 좋겠다.

 카테고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나.. ?

 

  • 필리핀
    • 마닐라 –  2009. 여름 (5주) & 2014년 재방문
  • 미국
    • 뉴욕 – 2010. 9 ~ 2011.2(6개월)
    • 라스베가스 – 2011. 1. & 2016. 1. 
    • 시애틀, again 뉴욕 – 2016. 9. (작성중)
  • 유럽
    • 독일 베를린 – 2011. 3 ~ 8 (6개월)
    • 독일 여러도시들
    •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스웨덴 스톡홀름… 
    •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2012. 8. 
    • (카테고리를 어떻게 할지는 조금 더 고민을.. ^^;;)
  • 말레이시아
    • 쿠알라룸푸르, 코타키나발루, 말라카 – 2013. 1
  • 인도네시아
    • 발리 – 2013. 8 (작성중)
  • 호주
    • 시드니 – 2013. 8. 
  • 쿠바 
    • 아바나, 비냘레스, 플라야라르가, 뜨리니다드 – 2015. 2(完)
  • 중국
    • 상해 – 2015. 9
  • 대만
    • 타이페이 – 2016. 6
  • 한국
    • 전주
    • 강화도
    • 남해(完)
    • 제주도
    • 홍천
    • 서울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현자 – 발리(2)

스케치북 뒷면에 써둔 그날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본다. 

2013. 8. 5. 월 11AM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현자>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하기 위해 급히 길가의 차양 밑으로 들어갔다. 스쿠터를 타고 쌩쌩 달리던 발리인들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니 일동정지!! 하나, 둘 스쿠터에서 내리더니 비옷을 챙겨 입었다. 비옷이 없는 이는 비 피할 곳을 찾아 동분서주 움직였다. 호스텔을 코앞에 두고 비가 쏟아진 터라, 황망한 마음에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아저씨가 비를 피하려고 내가 서있던 차양으로 다가왔다. 아저씨는 머리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목에는 매연을 조금이라도 덜 들이마시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손수건을 둘러매고 있었다. 나보다 한 계단 아래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고는 잠시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냐부터 시작해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다가 본인의 이야기 보따리를 주절주절 늘어놓는데, 이 아저씨 ㅋㅋㅋ 만능이시다. 엔지니어 전공했다더니 자기가 회사 운영, 부도나는 것까지 다 안다셔서,  컨설턴트냐니까 그것도 맞단다. 왕년에 의대 합격도 했는데 형편이 어려워 공대를 갔고, 지금은 어릴 때 꿈인 medical advice도 한단다. 근데 서핑, 골프까지 가르친다고! 그 와중에 주로 종교활동을 많이 하시는지 spiritual 어쩌구 저쩌구를 많이 강조하셨다. 류시화 시인이 인도여행 중에 만난 막무가내 다짜고짜 현자들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호스텔로 돌아오자마자 그 아저씨를 그렸다. 비가 와서 실망한 내게 색다른 기억을 남겨주었으니~ Thanks, Chris 아저씨! 

길에서 만난 현자
길에서 만난 현자

 

구김삶 꼬깃꼬깃 여행 양탄자

Magic carpet ride

스케치북을 정리하다가 찾았다. 작년 여름쯤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을 그렸을 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이 없다.

무척이나 여행이 가고픈 순간이었나. 그냥 여행에 대해서 생각중에 휘갈겨 그린 것이려나. 아니면 다녀온 여행 추억앓이 중이었으려나. 양탄자를 연상한 것으로 보아, 어릴 적 즐겨봤던 디즈니만화동산의 알라딘과 지니를 떠올리던 중이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 그림을 그렸을 때에도 마음 속에 그림 정리를 위한 블로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을 거란 것이다.

가입형 워드프레스에서 설치형으로 이전했다. (엄청 어버버거리며 여러 사람에게 물어물어결국 마쳤으니 이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간단한 작업이었다. (컴알못 인증) 마침 워드프레스 강의를 들을 기회가 생겨, 그 강의를 듣고 작업하겠노라는 핑계로 이래저래 시간을 보냈다. 사실 웹호스팅을 미루고 미루던 중이었는데, 별거 아니었다. 세상엔 그냥 해버리면 되는 게 많은데, 결국 망설이는 건 내 마음 때문이란 걸 새삼. (도움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 ^^)

블로그 새단장을 하면서 컨텐츠 전달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그림만 떡하니 기록하는 것보단 여행 전후의  이야기를  있으면 좋을 듯 하여 여행지별 여행기를 쓰려고 한다.

세상엔 참 착하고 좋은 분들이 많아서, 이미 차고 넘치는 게 여행기이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친절하고 상세하게 기록을 공유해주시는 이 세상 많은 여행자과 여행 관련 서비스들 덕분에 나도 많은 도움을 받곤 한다.

나도 물론 휴대폰으로 사진을 꽤 찍는다. 그래도 보통은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한 기록은 후다닥 끝내버리고 맨눈으로 감상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리고 여건이 되면 스케치북을 펼쳐든다. 내가 세상을 보고 느끼고 기록하는 최고의 방법.

그래서 각 포스팅마다 내 그림(‘스케블’이라고 명명한ㅋㅋ)은 꼭 하나씩 넣을 생각이다.

그림에 비해 글이 너무 많아지면 재미가 없으니 사진도 조금씩 넣어야겠다.  (시간이 많이 지난 건 그림도, 자료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을텐데) 

우선 그림도 많고 기억도 많은 최근 여행부터 거슬러 정리하면서 + 앞으로 가게 될 여행은 따끈따끈하게 정리해야겠다.

신이 난다. +_+

 

왕좌의 게임 킹스랜딩 촬영지, 두브로브니크 King’s Landing, ‘Game of Thrones’, Dubrov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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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8. 22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항구, Dubrovnik Old harbor

King’s Landing of ‘Game of Thrones’

재료 : (아마도) 스테들러 파인라이너

 

기다리고 기다렸던, 왕좌의 게임 시즌 6 시작! 미드 풍년이라 볼 거리가 많은 요즘이다 🙂

스케일과 충격적인 스토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왕좌의 게임. 권선징악 플롯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드라마를 볼 때 주인공 혹은 착한 편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인데, 주요인물들을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많이 죽기 때문에.. 함부로 감정이입하면 안된다. ㅠ ㅠ

스케일이 스케일인지라, 왕좌의 게임은 여기저기서 로케이션 촬영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즌 6편 초반 제이미 라니스터가 배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앗 저기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의 항구다. TvN ‘꽃보다 누나’가 크로아티아에 한국인 관광 붐을 일으켜 두브로브니크 관광청에서 한국손님 대응 팀이 꾸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행히(?) 그전에 다녀왔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행의 기억이 서려있는 곳이 나오면 왠지 모르게 더 반갑다. 다음에 혹시 가게된다면 드라마 장면을 많이 떠올리게 되겠지 🙂

 

함부르크 하펜시티 HafenCity, Hamburg, Germ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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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4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

(Hafencity, Hamburg, Germany)

재료 : 펜형 아이라이너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까지 모처럼의 긴 연휴동안,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독일 베를린 교환학생시절 버디(외국인교환학생 – 재학생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였던 친구가 한국을 방문한 것.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나의 어려움을 발벗고 해결해주었던 버디에게 은혜를 갚을 기회가 생겼도다. 나는 버디를 따라온 직장동료들을 포함하여 독일인 6명을 이끄는 일일가이드가 되었다. (항공사에서 일하는 이 친구들은 모두 함께 비즈니스 클래스를 직원가로 할인받아 타고 왔다. 넘나 부러운 것!)

버디를 비롯한 이 무리들은 함부르크에서 일을 한다. “나도 함부르크 가봤어! 블라블라~ ” 하면서 아는 체로 시작한 건 당연지사. 하여 베를린 체류 당시 주말여행으로 다녀왔던 함부르크에서의 그림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이 시대의 혁신건축’ 따위의 이름을 가진 상을 여럿 수상했을법한 현대적 느낌의 건축물들이 참 인상깊었다. 2011년이었는데 마치 그때 느낌으로 2020년쯤 된 느낌이었달까. 이제야(!!) 알고보니 함부르크에서는 지명을 따서 “HafenCity Hamburg”라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고. 어쩐지 삐까뻔쩍 하더라니.

풍경 맨 뒤에 있는 건축물은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 (Elbphilharmonie)이다. 당시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건물이 벽면에 달린 많은 입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 보여 스케치(함부르크에서의 그림 참조)를 했던 기억이 나서 완공이 되었는지 버디에게 물었다. 약간 툴툴대면서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알려줬다. ‘오 역시 독일, 꼼꼼하게 짓나본데?’ 싶었는데 친구가 툴툴댄 이유가 있었다.

– 2007년부터 시작, 당시 예상비용은 2억 4100만유로, 2010년 완공예정
– 2008년 11월, 예상비용 4억 5000만 유로로 상향
– 2012년 8월, 강화지붕 건설 비용 포함하여 예상비용 5억만유로 이상으로 재책정
– 2014년 12월, 총비용 7억 8900만 유로, 2016년 10월 완공 및 2017년 1월 12일 개장 예정으로 발표

(출처 : 위키피디아 발췌) 

5년 전에 공부 좀 하고 갈 걸 그랬다. 별다른 계획없이 훌쩍 떠난 주말여행이었으니, 우리는 그저 우와~ 하고 구경만 했을 뿐..ㅋㅋ 요번에 재밌게 가이드하면서 독일 친구들을 많이 알아두었으니, 다음번에 언젠가 놀러가게되면 완공된 엘프필하모니와 더 발전한 하펜시티를 볼 수 있겠지? ^^

 

함부르크의 건축물들 Buildings of Hamburg

2011.6.4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

(Hafencity, Hamburg, Germany)

재료 : 스테들러 파인라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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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혁신건축’ 따위의 이름을 가진 상을 여럿 수상했을법한 현대적 느낌의 건축물들
–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큐브형으로 독립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건물
– 항구도시의 건축물 사이에서 한껏 풍경의 멋을 더해주는 멋진 요트
– 두 손 꼬옥 잡고 하펜시티를 거닐던 멋지게 차려입은 노부부. 할아버지 손에는 할머니의 힐이 들려있었다. 함부르크는 낭만까지 있나봐.
– 가방 하나 들쳐매고 훌쩍 주말여행을 떠난 동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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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부분도 감탄스럽지만, 아주 오래되 보이는 건축물도 많았다. 특히 관심있게 보였던 건 건물 지붕 윗부분과 창문부분의 세밀한 장식.

– 1888 이라고 쓰여있었는데, 건축된 년도를 말하는 게 아닐까. 100년 훨씬 더 넘은 건물이란 말이겠지?
–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 (Elbphilharmonie). 건물이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