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다는 것. @San Francisco

지난달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요즘은 핫한 Bay Area라고들 많이 하지만 )를 방문했다.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를 보고 느꼈던 샌프란시스코의 동화같은 느낌이 늘 궁금했다. (물론 빅 히어로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도쿄를 절묘하게 섞어 묘사했기에 순수하게 샌프란시스코만의 느낌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 기법 자체에서 오는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동화의 느낌이 가장 강했던 장면은 비탈을 굽이 내려오는 롬바드가였다.  그런데 실제로 차로 내려와본 그 길은, 북적이는 관광객들과 (그로 인해서인지 그냥 계절탓인것인지) 시들어 고개를 숙인 수국 때문에 크게 감동적이지 않았다. 사실 내게 더 와닿았던 풍경은 바로 그 거리에서 한 블럭 걸어 내려오다 발견한 장면이었다. 언덕이 높게 (실제로 생각하는것보다 도로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솟아 있는 와중에 도로가 쭉 뻗어있는, 너무나도 샌프란시스코다운 풍경이었다. 끝없이 줄지어있는 건물들 만큼이나 빽빽하게 줄지어 있는 자동차들도 너무나 미국스러웠고, 그만큼 또 같이 늘어져있는 전깃줄도 일년 내내 따뜻한 날씨를 즐기는 그 팔자가 좋아보였다. 

10월 한 달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음 사실 올해 내내 많은 일이 있었지. 그리고 앞으론 더 많겠지 ㅋㅋ) 그런데 그 많은 일들을 잘 소화하면서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조금 더 재밌고 진취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스스로를 던진 후에 찾아오는 여러가지 감정들 사이에서 자주 롤러코스터를 탄다.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는 절대 닿을 수 없는 이상에 가까워지겠노라 발버둥치는 불행을 반복하도록 만들어져있는 걸까.

괜한 상념이 많이 드는 밤이다. 이럴 때 나는 그림을 찾는다. (그리면 가장 좋을텐데, 여독 탓에 새로 그릴 에너지는 없군 ㅎㅎ)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활동이며, 가장 나다울 수 있는 행위. 그래서 괜히 그림을 꺼냈다. 그리고 내가 발견했던, 내 눈에 가장 샌프란시스코스러웠던 풍경을 다시 한번 떠올려봤다. 

iloveskevel! 블로그를 만들어 두고 너무 게을리 관리했다. 무엇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그나마 그림은 꾸준히 그려서 다행이다. 휴 그거 하나라도 평생 꾸준히 하자. 다 블로그로 옮기진 못할 듯싶으니 ㅋㅋㅋㅋㅋㅋ) 

스스로의 모자람 부족함을 늘 반성하고 정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나, 너무 무겁게 다가올 땐 그래도 이렇게 스스로 칭찬할 거리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그림을 많이 그리자 . 그리고 감상하고 색칠할 때 행복하니까 🙂

대체 답다, 스럽다는 게 무엇인지 가끔씩은 짜증이 나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것 또한 그 ‘답다’는 것 속에 일부라고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해진다. 토닥토닥 

 

Uber vs. Lyft 총성없는 전쟁 – 미국 시애틀 & 뉴욕

우버,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법을 바꾸다에서도 썼듯, 이번 미국 여행 중에 우버와 리프트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두 서비스를 정말 즐겨 이용했다. 짐을 다 가지고 숙소를 옮겨야 했을 때, 하루종일 너무 많이 걸은 후 숙소로 돌아갈 기력조차 남지 않았을 때, 다음 목적지까지 시간이 촉박했을 때, 손가락만 까딱(?)하면 금방 달려오는 차량들! 사실 기본이 뚜벅이 여행이었고 대중교통을 훨씬 많이 이용했지만, 이런 차량공유서비스 덕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 

우버와 리프트의 신규고객 유치 프로모션 광고판 @CES 2016 행사장

우버와 리프트의 신규고객 유치 프로모션 광고판 @CES 2016 행사장

내가 이 서비스들을 처음 이용해본 건 지난 1월 라스베가스에서였다. 한국에서도 우버를 사용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현재는 사업철수), 직접 호출해서 타본 적은 없었었다. 저 신규고객 대상 프로모션 광고판을 보고 호기심에 처음으로 시도해보았다. 신규고객이었던 내게 우버는 15불, 리프트는 50불의 무료운행을 제공했다. 역시나 후발주자인 Lyft의 금액이 더 파격적이다. 물론 리프트도 50불을 한 번에 주지는 않고, 10불짜리 쿠폰  5개로 줬다. 많이 타보라는 뜻같다. (이 신규고객 대상 프로모션은 지금도 유효하다!)

한편 우버와 리프트가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평소에도 충만한 호기심이 여행때는 더 넘쳐나는지라, 넉살을 부려가며 기사님들에게 이것저것 여쭈어보았다.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눴던 건 시애틀에서 만난 Nicholas 아저씨였다. 대화의 일부를 (써놓고 보니 약간 오글거리지만)  재구성해보았다.

나 : 아저씨, 제가 첫 손님인가요? (아침 6:30쯤이었다.)

아저씨 : 아니. 세 번째야. 난 아침 일찍부터 영업을 시작하지. 운전하는 걸 좋아하거든. 훗

나 : 오! 아저씨 리프트랑 우버 두 개 다 운전하시네요? 어떻게 달라요?

니콜라스 아저씨 : 리프트가 수수료 측면에서 기사들에게 더 좋지. 우버는 25%, 리프트는 20%의 수수료를 가져가거든. 그리고 사실 승객 입장에서도, 리프트가 더 싸 🙂

나 : 그럼 리프트가 둘 다한테 더 유리한 셈인데, 왜 우버도 하세요?

니콜라스 아저씨 : 근데 내 수입의 75%가 우버에서 발생해. 비즈니스 고객이 많거든!

나 : @_@! 

 

시애틀 시내 주행중에 니콜라스 아저씨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사진
시애틀 시내 주행중에 니콜라스 아저씨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사진

그런데 뉴욕에서 나를 태워주신 리프트 기사님들과의 대화도 재밌었다. 주행거리가 너무 짧았던 경우를 제외하고, 꽤 재밌어서 메모를 했두었던 두 분과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 옮겨본다.

파트타임으로 운전하고, 하루 손님은 보통 10-14명 정도. 우버와 리프트를 같이 하다가 한 달 전쯤에 우버는 (돈 많이 떼가서) 때려쳤어 – Manuel, 뉴욕

 내 차 좋지? 작년에 새로 산 차야. (자랑자랑) 러시아워에는 차가 많아서 운전하기 짜증이 나기 때문에 그 시간은 피해서 운전해. 풀타임이고 하루 손님 보통 20명. 우버는 사기꾼이야. ^^-Kwasi, 뉴욕

전업 기사로 일하시는 분들에겐 아무래도 수수료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도시별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파트타임이나 투잡으로 일하는 사람과 전일제로 운행을 하는 사람 간 차이도 있을테고. 정확한 분석은 각 회사에서 열심히 데이터 사이언스들 고용해서 하고 있겠지? ㅋㅋ

우버 앱 구동 화면.
우버 앱 구동 화면.

우버Pool은 비슷한 경로의 승객과 합승을 허용하는 저렴한 서비스이다. 맨해튼의 경우 5불 균일가! (시애틀에선 4불을 내고 이용해본 적이 있다.) 우버X는 카카오택시와 같은 일반적인 호출택시라고 보면 되고, 우버블랙이 가격이 비싼 고급 차량 서비스, 그리고 우버러쉬는 “Fedex killer”로도 불리는 배달서비스다. 우버를 통해 맛집 서비스를 배달해주는 Uber Eats도 있다. 하지만 가난한 뚜벅이 여행자는 우버X까지만 사용해보았다. (지금 화면을 보니 uberX VIP도 있네. 뭔진 모르지만 참 열일하는구나 우버! ㅋㅋ) 내가 이용했던 운행 중 가장 복잡하게 계산된 우버X의 영수증을 보니 가격체계가 아래와 같다. 

 (기본요금 + 주행거리에 따른 요금 + 운행시간에 따른 요금) * 탄력요금제 배수 + 안전운행요금 

탄력요금제는 실시간으로 콜을 부를 때 수요가 많으면 적용되는 요금이다. (*1.7배 이런 식) 안전운행요금은 청구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데 어느 경우에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아마 심야이용에 붙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구글링을 좀 해보니 요금체계가 정확이 이렇다!라고 특정지을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아무래도 한 도시 내에서도 수요가 많고 붐비는 곳에는 smart하게 요금이 조절될테고, 우버나 리프트도 요금체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리프트 앱 구동모습.
리프트 앱 구동모습. 리프트 또한 Line – Lyft – Plus – Premier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알 수 있다. 

확실한건 리프트가 우버보다는 많이많이 싸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맨해튼 시내에서 JFK공항까지 가는 장거리운행에 리프트를 이용했다. 23km의 거리에 35분이 소요되었고, 탄력요금제로 25%의 요금이 가산되어 약 50불을 지불했다. 그런데 이 요금은 출발 전에 가늠해본 uberPOOL의 예상요금과 비슷한 요금인데!! (UberX를 탔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아.. ㅠ ㅠ)

제3의 서비스 gett이 등장했다고 한다. 뉴요커의 한 줄 요약 : "요게 제일 싸. 근데 좀 불친절"
제3의 서비스 gett이 등장했다고 한다. 뉴요커의 한 줄 요약 : “요게 제일 싸. 근데 좀 불친절”

리프트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세번째 업체, gett이 등장했다. 이 서비스는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직접 이용해보지 못했다. 뉴요커 친구의 평을 빌리자면 “요게 제일 싸. 근데 좀 불친절” 이 업계도 경쟁이 치열해져가는구나. 

차량 공유 서비스에 대해 참 많이도 썼다. 늘 그렇듯, 그림 하나를 곁들여서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뉴욕 여행 중 잊지못할 좋은 장소들이 정말 많았지만, 그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The MET Cloisters 중세미술 박물관을 꼽을 것이다. (총 3개의 MET박물관 중 하나이다.) 중세미술품에는 사실 별 관심이 없고, 그 박물관 건물과 야외 정원이 참 좋았다. 고즈넉하니 운치도 있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맨해튼 시내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맨해튼 섬 맨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교통이 그리 편하진 않은데다 다음 일정이 촉박해, 정원에서 스케치만 후다닥 마친 후에 헐레벌떡 나와서 리프트를 호출했다. 

The MET Cloisters 의 스테인드글라스 복도 :)
The MET Cloisters 의 스테인드글라스 복도 🙂

참 좋았던 게, 개인적인 추억이 서려있는 조다리의 모습을 평소에 보지 못했던 각도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리프트를 타지 않았다면 구경하지 못했을, 조다리의 멋진 모습으로 요번 포스팅은 이만 총총 🙂

리프트 덕에 구경할 수 있었던 조지워싱턴브릿지(George Washington Bridge, 일명 조다리)의 풍경
리프트 차량 안에서 구경했던 조지워싱턴브릿지(George Washington Bridge, 일명 조다리)의 풍경

 

 

우버,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법을 바꾸다 – 미국 시애틀 & 뉴욕

미국여행중 Uber(우버)와 Lyft(리프트)서비스를 애용했다. 우리나라엔 없는 여러가지 서비스를 써볼 수 있는 것이, 미국 여행에서 내가 참 좋아라 하는 부분이다. (물론 대부분 서비스의 유사한 버전이 나라별로 있기는 하지만 왠지 미국에서 이용해보는 서비스는 ‘원조’나 ‘본토’ 느낌이랄까. )

It changed the way people move.

시애틀에서 친구와 우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들은 말인데, 딱 마음에 와닿았다. 해외 여행을 가서도, 손쉽게 택시 호출을 할 수 있고, 이미 등록된 신용카드 정보를 활용하므로 환전할 필요조차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듣고보니 지난 3월 방콕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숙소에 체크인 후 첫 외출 때, 현지 교통수단을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툭툭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기사님이 영어를 하지 못했고 나 또한 타이말을 못했으므로,  손짓으로 가격 흥정을 하고 툭툭에 올라탔다. 들뜬 마음으로 첫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기사님이 우리가 30이라고 말한 액수를 300이라며 바가지를 씌우려고 했다. 이동거리를 고려했을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가격이었으나 막무가내로 화를 내셨다. 결국 적당한 금액에 타협을 보았으나, 이미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후였다. (이 이후로  미터기가 달린 택시만 이용했다. 그러고보니 왜 그때는 우버 생각을 못했을까.)

시애틀에서 도심과 많이 떨어진 교외에서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각에 이동할 일이 있어 우버를 호출했던 적이 이었다. 설마 여기에도 배차가 될까 싶었는데, 도심에서보다 대기가 길긴 했지만 11분쯤 후에 기사님이 도착했다. (사정상 결국 그 차는 이용하지 않고 취소비 5불을 물고 다시 돌려보내긴 했으나) 미국시장에서 얼마나 우버 플랫폼이 보편화되어있는지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시애틀 시내 주행중, 우버 기사님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사진
시애틀 시내 주행중, 우버 기사님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사진

내가 여행한 시애틀과 뉴욕이 규모가 있는 도시인 덕도 있겠지만, 우버나 리프트 택시가 정말, 정말 많았다. 그리고 다른 승객과 합승을 허용하는 UberPOOL을 이용하면, 일행이 있을 경우에는 대중교통보다 저렴한 셈이 되기 때문에 애용할 수밖에 없었다 🙂

맨해튼에서는 통근시간 단돈 5불에 Uber를 사용할 수 있다. 운좋게도 혼자서 5불에 목적지까지 갔던 행운을 누렸다 야호
맨해튼에서는 통근시간에 단돈 5불로 Uber를 사용할 수 있다. 한 번은 그 $5PooL을 탔는데, 운좋게도 목적지까지 가는데 합승객이 아무도 없었다.

스마트폰이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재가 되고, 더불어 무수한 인터넷 서비스들이 우리 일상생활에 녹아들어왔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한 거래나 결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평판에 기반한 서비스를 꽤나 신뢰하는 편이다. 평점 데이터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쌓이기 전에야 불량 유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서비스 플랫폼이 확장될 수록 평판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는 자정능력 또한 강화된다고 믿는다. 

시애틀 시내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우버 오피스
시애틀 시내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우버 오피스. 영업시간이 끝난터라 문이 닫혀있었는데, 창문을 통해 들여다본 내부 구조가 엄청 심플했다.

물론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기존 시장을 와해시킬 경우, 기존 산업에 속해있던 노동자들 일자리 문제, 신사업과 관련된 세금 추징 등과 같이 해결해야할 문제들 또한 새로이 생겨난다. 우리나라에서 우버가 사업 철수를 결정했지만, 기존 택시 서비스와 제휴를 잘 맺은 카카오택시는 성업중인 것만 봐도 나라별로, 제도와 상황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여행 중 만난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 우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없다고 한 나라는 없었다.) 어쨌든 미국에서 이 우버라는 와해적 혁신은 어쨌든 꽤 자리를 잘 잡은 듯 하고, 아직 균형점을 찾지 못한 곳에서도 새로운 균형점이 찾아지리라 생각한다. 

그림은 우버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지는 않지만, 우버는 시애틀 곳곳을 누빌 때 나의 발이 되어주었으므로.. 🙂 추억이 깃든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시애틀의 풍경을 담은 그림! 

시애틀 추억이 깃든 전망대에서
시애틀 추억이 깃든 전망대에서

 

 

 

아마존 최초 오프라인 서점 방문기 – 미국 시애틀

시애틀을 행선지로 정했을 때부터 꼭 방문해보리라 다짐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최초의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이었다.

지난 겨울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 개장 소식을 기사로 접했을 때부터 흥미가 생겼다. 세상의 수많은 서점들이 망해가고 있는 이 시대에, 온라인의 강자 아마존이 선보이는 오프라인 서점은 어떤 모습일까? 

시애틀 아마존 북스 전경
시애틀 유빌리지(University Village) 내 아마존 북스 전경

아마존의 첫번째 오프라인 서점은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워싱턴주립대(University of Washington) 내 유빌리지(University Village)에 위치하고 있다. (그 전날 서점 코앞까지 가서 캠퍼스 구경만 날름 하고 돌아왔다가 그 다음 날 다시 다녀왔다 ㅠ ㅠ  )

우선 한 눈에 바로 눈치챌 수 있는 일반 서점들과의 차이는 바로 진열. 책 표지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진열되어 있었다. 

표지가 잘 보이도록 진열되어 있는 진열대
표지가 잘 보이도록 진열되어 있는 ‘여행’ 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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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가격정보 대신, 책마다 호응이 좋았던 좋은 리뷰, 별점, 취향에 맞춘 추천 등의 정보가 적혀있다.

진열에 관해서는에 관해서는 허핑턴 포스트 기사(‘아마존’이 만든 진짜 오프라인 서점이 문을 열었다.)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아마존 북스’의 운영방식에 대해 제니퍼 캐스트는 시애틀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능한한 많은 책의 표지를 볼 수 있도록 진열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컴퓨터 브라우저로 보는 것만큼 책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기 위해서죠. 많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서가에 많이 꽂히는 것보다는 제대로 진열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책을 책등만 보이게 꽃는 게 책에게 매우 미안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컴퓨터 브라우저로 보는 경험을 적용한 진열이라니. 오프라인 매장에도 온라인의 경험에서 차용할 부분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에 감탄했다. 나의 도서 구매 패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지인이나 매체로부터 정보를 얻어 도서 구매 결정을 하고, 주문은 온라인으로 한다. 편리하니까! 오프라인 서점 특유의 분위기와 느낌을 절대 온라인 스토어가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실제 구매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한다. 나의 경우 서점에서 구경을 하더라도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온라인 주문을 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서점 내에서 평소 사용하는 아마존 앱을 십분 활용하도록 꾸며져있다.  온라인 기업인만큼 매장에서도 앱 활용을 최대한 장려하는 것일까. 가격표기가 되어있지 않으니 앱이나 키오스크에서 바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찾아야 한다. 모든 책 아래에는 바코드가 있어서, 앱으로 바코드를 찍으면 가격을 포함한 주요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미지나 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한듯한데, 반짝반짝이는 UI가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다. 이용 경험 하나 하나 디테일에 신경을 썼구나 싶었다. 

아마존 앱으로 실제 책을 스캔해보았다. 몇초간 반짝이는(UI가 참 맘에 들었다) 스캔을 마치면 짠! 하고 책 정보가 뜬다.
아마존 앱으로 실제 책을 스캔해보았다. 몇초간 반짝이는(UI가 참 맘에 들었다) 스캔을 마치면 짠! 하고 책 정보가 뜬다.
앱이 없다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가격 스캔 기기로 가면 된다. 직접 책 한권을 골라 스캔해본 모습.
앱이 없는 경우에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기기를 활용하면 쉽게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책 한 권을 골라 스캔해본 모습.
결제도 앱으로! 저 표지판속 QR코드를 앱으로 스캔하면 QR코드가 나오는데, 그걸 직원에게 보여주면 된다. 아마존 계정에 등록해둔 카드로 결제가 된다.
결제도 앱으로! 저 표지판속 QR코드를 앱으로 스캔하면 QR코드가 나오는데, 그걸 직원에게 보여주면 된다. 아마존 계정에 등록해둔 카드로 결제가 된다.

결제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보았다. 

나 : 이곳의 특성에 대해 좀 설명 해주세요.

직원 : 기본적으로 베스트셀러와 평점이 높은 책들로 구성된 게 특별한 점이죠. 

나 : 오~ 그렇다면 재고는 얼마나 자주 바뀌나요? (사실 이게 제일 궁금했다)

직원 : 사실상 매일요.

나 : @_@ 매일요? 

직원 : 아마존 웹 상의 (도서) 데이터는 매일 변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반영해 매일 매일 그에 맞는 진열 조정을 하는 거랍니다.

와우 놀라웠다. 애초에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하여 매장 운영을 하리라 짐작은 했지만 매일단위로 이루어질 줄이야. 데이터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무궁무진한 데이터 덕분인지 책장 카테고리 구분도 정말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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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힘은 축적된 데이터가 아닐까. ‘이 동네에서 핫한 책’ 과 같은 콜렉션도 가능하다.

그리고 정말 귀엽기 그지없었던 것. 안그래도 선물용으로 유아용 책을 하나 사려고 했는데, 유아도서 섹션에는 애기들이 손수 쓴 리뷰도 있었다.

귀염귀염한 리뷰
아이가 손수 쓴 귀염귀염한 리뷰ㅋㅋ

꼭 방문해서 체험해보고 싶었는데, 소원성취한 느낌이라 뿌듯한 마음에 벤치에 앉아서 그림을 한 장 그렸다. 

의미있었던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 방문을 기념하여 :)
의미있었던 아마존 오프라인 서점 방문을 기념하여 🙂

 

포켓몬Go – 미국 뉴욕

세상은 늘 변화중이다. 세상 어딘가에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고 있고, 받아들이는 이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나 이런 변화들은 기술이라는 것과 함께 결합되어 나타난다.

나는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의 취향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최신형 전자기기를 잘다루거나 좋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미국 여행 중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7을 직접 만져볼 기회가 있었지만, 솔직히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아마존의 첫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해본다든지, 평소에 한국에서 못써보는 이런저런 서비스들을 체험해보는 것이 더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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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가 애플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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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

결국 내 관심은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가, 새로운 서비스들은 어떻게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을 개선해나가는가 하는 포인트에 있다. 그래서 여행중일 때에 조금은 남다른 포인트들을 최대한 관찰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시애틀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친구가 농담삼아 내게 한 말이 내심 좋았던 이유다. 

니가 나보다 어떤 측면에선 더 geek한 것 같다 ㅋㅋ

여튼 그래서 내가 여행 전부터 작성했던 미국에서 하고싶은 것들 리스트에 거의 첫번째로 올랐던 게 바로 ‘포켓몬고 플레이하기’ 였다. 포켓몬고의 발표로 한창 세계가 들썩였을 때부터 미국에 가면 해봐야지 하고 생각해두었었다. (그 어느 재미나다는 게임을 쥐어줘도 한두 판이면 질려하는 나이기에, 속초까지 찾아갈 부지런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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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시도 끝에 잡은 포켓몬

실제 환경 위에 포켓몬이 보이고, 그를 겨냥해서 포켓볼을 던지면 잡히는 아주 쉬운 방식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나는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공중에 떠있는 녀석 한마리를 잡는데 포켓볼 한 15개는 던진 것 같다. ^^ 게임도 잘 해야 재미를 붙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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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초등학교 때 포켓몬 스티커 띠부띠부실이 대유행한 적이 있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 용돈을 모조리 샤니빵에다 쏟아부어 151 장에 달하는 스티커를 거의 모두 모으는 위업을 달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돈을 모아서 샤니 주식을 샀으면 어땠을까) 안간힘을 써서 빵봉지를 뒤집어보고 내가 모으지 못한 스티커가 들어있으면 그 빵을 사서, 빵은 홀랑 버리고 스티커만 취했던 모온~땐(못된) 어린이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곤 했었다. 현명하시기 그지없는 우리 어머니께서 ‘콜렉션 한번에 내다버리기’를 시전하신 충격과 상실감으로, 한 순간에 그 중독에서 탈출 할 수 있었다. 그 당시엔 억장이 무너지도록 원망하였으나,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까지도 포켓몬스터 덕후로 살며 가산을 탕진하지 않았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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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포켓몬 이름들을 보고 참 기발하다 생각했는데, 영어이름들도 짓는데 깨나 머리를 쓰지 않았을까.
포켓몬고 플레이 화면
레벨이 낮아서 gym같은 데는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사실 그러기도 전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하루종일 뮤지엄 투어를 한 날, 다리가 너무 아파 석양을 보며 휴식을 취할 겸 강변의 조그만 놀이터를 찾았다. 문득 생각이 나서 포켓몬고를 플레이했었더랬다. 그 자리에서만 세마리가 등장했는데 결국 박쥐 포켓몬(어릴때 1세대 포켓몬 전부 이름 번호 특징까지 다 외웠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어머니 감사합니다..?)은 도저히 잡히지가 않아서 포기했다. 그리고 나는 포켓몬고를 다시 켜지 않았다고 한다. (ㅋㅋ) 그도 그럴것이, 안그래도 여행중에 지도 앱을 늘 켜고 다니느라 배터리 1%가 아까운 상황인데, 포켓몬고의 배터리 소진 속도는 정말 어마무시했다. 

나의 유일한 포켓몬고 놀이터였던 pier51 playground 에서 감상한 석양

 지난 초여름 포켓몬고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포켓몬고 이야기꽃(분명히 한국형 포켓몬고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을 피웠더랬다. 그리고 증강현실, 가상현실이 핫이슈로 덩달아 떠올랐고 관련 기업들의 주식도 치솟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포켓몬고의 성공은 증강현실 기술보다는 컨텐츠 파워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 인상깊게 읽었던 기사 일부를 인용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친다 🙂

포켓몬 프랜차이즈의 세계적 성공 이면에는 1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일본의 ‘요괴학’ 지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에서는 20세기 초부터 요괴학이 학문으로 인정받아 꾸준한 연구가 이뤄져 왔고 현재도 세계요괴협회, 와세다대 요괴연구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포켓몬 캐릭터들은 이 기반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실제 포켓몬의 다채로운 캐릭터들은 동양고전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한 요물·괴수들과 많이 닮아 있다. ‘나인테일’은 구미호, ‘윈디’는 인면효, ‘쥬레곤’은 여비어와 유사한 외모를 띠고 있다. 포켓몬은 어느날 회의에서 우연히 나온 게 아니라, 오랜 전설과 100년 이상 쌓아온 학문적 토대 위에 현대 스토리 산업이 접목된 성과물인 셈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은 1800년대부터 인문학에 투자해 소위 ‘오타쿠’로 불리는 인재들을 길러냈고, 이들이 자국 문화의 스토리텔링을 풍부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출처] 포켓몬 신화뒤엔 일본의 100년 요괴학, 2016. 7.28, 조선닷컴

덧. 물론 이런 킬러컨텐츠를 앞세운 게임이 성공했다고 해도, 그 위용이 계속 지속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일부 뉴요커에 따르면, 첫 등장 1~2주동안 ‘Hot’하다가 그 열기가 이내 사그라들었다고 한다. 나도 미국에 오면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을 잡으러다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사실 내가 플레이하는 게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런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다시 찾은 미국

지금까지의 미국방문은 총 세번이다. 

  • 2010년 가을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뉴저지에서 6개월을 보냈고,
  • 2016년 1월 CES 원정대 :  LA, 라스베가스, 그리고 아주 잠깐 시애틀 스탑오버
  • 2016년 9월 행운여행 : 아쉬워서 시애틀, 그리고 6년만의 뉴욕 

올 1월, CES 박람회 참석차 라스베가스를 갔더랬다. 출국길에 맞이한 오버부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항공사에서는 노선변경을 자발적으로 해줄 고객들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대가는 1년의 유효기간 조건이 붙은 800불짜리 바우처. 자발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본래의 일정과 비교했을때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지는건 단 30분! 행운의 여신님 감사합니다 ♥.♥

1년 내로 써야하는 조건부 티켓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라, 어쩔 수 없이 (?) 추석연휴에다가 연차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마법같은 일정을 만들어냈다. 맛만 살짝쿵 본 게 너무나도 아쉬웠던 시애틀과,  6년만에 다시 찾아가는 뉴욕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6년 전 생각이 많이날 줄 알았는데, 지금의 순간들만 만끽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알찬 여행이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세상에는 착하고 부지런한 블로거님들이 이미 뉴욕 맛집, 여행 꿀팁 이런 내용을 아주 많이 올려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잘 쓰지도 못할 그런 내용들 보다는 그림이 위주가 되는 토막글 정도로 여행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스케블링 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 첫째 이유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것.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그네들은 종종 내가 그림을 그리는 걸 기다려 주었다. (물론 주로 혼자 있을 때 다작하긴 했지만 ㅋㅋ )
  • 둘째는 좋은 자극이 많았던 덕분이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포인트들이 많았다. 하루에 4장을 그린 날도 있었다. 혹시 몰라 예비로 가져간 스케치북 한 권을 거의 다 채워 돌아온 후라, 지금 마음이 이다지도 풍족한가보다.
  • 셋째로 비행시간이 차~암 길었다. 일상생활로 짧은 시간내에 잘 복귀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바로 비행기에서 잠들지 않고 버티는 것이었다. 미리 연필로 대강 그려둔 스케치들을 펜화로 완성하기에 13시간은 약간 모자랄 정도였다. 그리기. 잠버티기. 성공적. (ㅋㅋ)

이번 여행에서 새로 시도해본 도구들도 매우 성공적!이었고, 덕분에 그림과 여행 모두 더 풍성해질 수 있었다 🙂 요 녀석들은 스케블링 재료들에 별도로 리뷰를 써볼 예정이다. (놀라운 건 얘네 모두 충동구매였다는 사실 ㅋㅋ 충동구매 만쉐이~~)

  •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세트(Staedtler pigment liner)
  • 사쿠라코이 고체물감 스케치박스 (Sakura Koi Water Colors Pocket Field Sketch Box)

요 녀석들을 십분 활용하여 완성한 뉴욕여행 총정리 그림으로, 여행기의 문을 열어본다. 두근두근!

뉴욕여행 총정리 :)
귀국길 비행기에서 완성한 뉴욕여행 총정리 🙂